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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세대의 양극화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1. 6. 14.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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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세대의 양극화  
 
2011.06.14  박춘근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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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반액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다. 근자들어 사회적 발언을 억제하던 것과 딴판이다. 등록금 부담이 얼마나 컸으면 여학생들이 항의 수단으로 삭발을 감행했을까 싶다. 늦게나마 정치권이 관심을 표명하고 방안을 찾고 있으나 여의치 않을 것 같다. 워낙 부실한 재정을 운용하는 대학이 많아 학교 재단의 투명성이 전제되지 않는 한 현실화되지 않을 것 같다. 2000년대 들어서서 국가 경제 규모가 세계화되면서 학생들의 사회적 요구가 직접적으로 분출되는 예가 거의 사라진 형국에 터진 거친 목소리여서 예사롭지 않다. 이에 비해 기성세대의 태도가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다.

 

기성세대, 20대의 고민 성찰하는지 의문

 

우리 사회가 20대의 고민에 대해서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성찰을 하는가 하는 점은 의문이다. 20대가 별세계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바로 내 아들과 딸이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나의 문제로 확대되지만 짐짓 남의 일처럼 치부되는 것은 그 이슈가 학생들로 제한되기 때문일 것이다. 또 다른 한편에는 여전히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도 작용했으리라 싶다. 어떻든 간에 이슈 그 자체가 학생들의 문제라는 점에서 기성세대로부터 경시당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30년 전만 해도 사회적으로 가장 큰 이슈가 세대차이였다. 젊은이들이 부모들의 세대에 반항한 나머지 히피 행색으로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것이 유행이었다. 그 유명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그 중의 한 인물이었으며 히피 음악을 지향하던 비틀스도 그 영향 아래 성장했다. 시대의 연장선상에서 볼 때 세대 간에 극심한 충돌을 빚으며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일반적 예측과 다르게 조용해졌다. 세대 차이가 극복된 것인지 세대 차라는 단어로 세상을 측정하는 것이 난망한 세대가 된 것인지 모호하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두 계층의 영역이 확연히 구분된 것 같다는 생각이다. 마치 한 컴퓨터의 주기억장치 내의 분할된 기억 공간처럼 젊은 세대는 C의 영역에서 뛰어놀고 노년층은 D의 공간에서 머무는 느낌이다.

 

 

우리 사회의 첨예한 갈등을 일으키는 4대강 사업, 남북한의 대치 국면, 인권을 둘러싼 갈등과 복지 논쟁, 부자 감세안 등을 보는 시각에도 연령에 따른 극심한 차이를 보인다. 예상을 깬 4월 재보선 결과나 노 대통령 사후 뜨거운 추모 열기 등은 절대적으로 20대의 공간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현실 정치에 무관심하던 세대가 적극적인 자세로 돌변하자 막연하게 짐작하던 그들의 힘이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이 우리 사회의 노골적인 의사결정 집단으로 부상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그 조짐은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20대의 본질은 세대 간 차이를 조화로 극복하기보다 힘을 바탕으로 한 일방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젊은세대 영역 존재한다는 것 인정해야

 

점차 그들의 영역이 부상함에 따라 사회 변혁의 속도가 가팔라질 것으로 짐작이 간다. 지금까지는 두 세대가 서로 다른 공간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 간에 상처를 줄 간섭이나 관심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었으나 20대는 자신들의 힘의 실상을 터득한 터라 더 이상의 타 공간에 대한 배려나 관심에 귀를 기울일 것 같지 않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이질적인 두 공간은 날로 높이와 크기를 더해가며 독립적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리라는 것은 쉽게 예측이 된다. 상대적으로 노년 층의 소외감은 짙어지고 그 영향력이 점진적으로 사회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질 것이다.     
 
젊은이들의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풍조가 현실화되면서 미래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계층이 늘어나고 있다. 기성세대의 우려에도 그러한 흐름은 완화될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 근저에는 기성세대의 변화에 둔감한 처신과 더불어 젊은 세대의 공간에 대한 무관심과 부족한 배려가 자리 잡고 있다.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의 영역이 별도로 존재하고 있다는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한 상황은 더욱더 악화할 것이다. 우리 기성세대가 20대의 요구에 대해서 어떤 시각으로 응하는지는 우리 미래를 통찰하는 잣대가 될 것 같다.

 

/박춘근(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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