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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기는 삶 나누는 삶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5. 9. 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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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기는 삶 나누는 삶

 

어느 공원 벤치에 노신사 한 분이 앉아

해바라기를 하였다.

같은 시간에 읽다 남은 책을 마저 읽기 위해

한 아가씨가 노신사의 옆 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그녀는 방금 전 가게에서 사 온

크래커 과자를 하나씩 꺼내 먹으며 책을 읽었다.

얼마 후, 크래커 줄어가는 속도가 웬지 빠르다 싶어

곁눈질로 살펴보니,

'아니! 옆자리 노신사가 자신의 크래커를

슬쩍 슬쩍 빼 먹는 게아닌가!'

은근 화가 났지만, 설마 계속 먹겠니 싶어

무시하고 다시 크래커를 꺼내 먹었는데,

그 노신사의 손이 슬쩍 다가와

또 자신의 크래커를 꺼내 먹었다.

 
눈은 책을 들여다보았지만,

신경은 온통 크래커와 밉살스러운 노신사에게 쏠렸다.

크래커가 든 케이스는 빠르게 비어져 갔고,

이제 마지막 한 개만 남았다.
참을 만큼 참았다고 생각한 아가씨는

노신사를 향해 고개를 돌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하는 강렬한 눈빛으로 얼굴을 쏘아보았다.

그런데, 노신사의 반응이 더 기가 찼다.

노려보는 그녀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부드럽게 씨익 웃으며 조용히 자리를 떴다.

 

기가 막혀 별 꼴을 다 보겠다며

투덜거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그녀가 사 온 크래커가 그대로인 채

무릎 위에 고스란히 놓였다.
그제야 아가씨는 크래커를 훔쳐 먹은 사람이

노신사가 아닌 자신인걸 깨달았다.

 

노신사는 자기 크래커를 빼앗기고도

오히려 부드럽게 웃으며 조용히 자리를 비켜주었다.

빼앗기는 삶과 나누는 삶, 어떤 삶을 사느냐는

마음의 여유에 달렸다.

 

화나는 순간이 다가오면, 화를 내기 전,

숨을 크게 한 번 들이마셔 보라.

그리고 천천히 속으로 세어라.

하나, 둘, 셋, 넷, 다섯.. 오십

그리고 다시 상황을 살펴보라.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산다면,

우리의 삶은 빼앗기는 삶이 아닌

나누는 삶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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