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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달팽이

세상사는얘기/삶부추기는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1. 5. 2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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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달팽이

 

커프만 부인이 자신의 책 <광야의 샘>에서 이런 경험을 털어놓았다.

어느날, 그녀는 누에고치에서 번데기가 나방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바늘 구멍만 한 틈새에서 몸 전체가 비집고 나오려고 한나절을 버둥거렸다.

안쓰러운 생각에 가위로 구멍을 넓혀주었다.

커진 구멍으로 쉽게 빠져 나온 나방은 공중으로 솟아오르려고 몇 번을 시도하더니 결국 날지 못하고 땅바닥을 맴돌았다.

그녀는, 나방이 작은 틈새로 나오려고 애쓰는 시련을 거치면서 날개의 힘이 길러지고 물기가 알맞게 말라 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사람은 누구나 편하게 살기를 원한다.

고통을 싫어하고, 기쁨만 가득하길 바란다.

그러나 고통은 없고 기쁨만 맛본다면 인간의 내면은 결코 여물 수 없다.

나방처럼 난관을 헤처나가는 과정에서 생존의 힘을 기른다.

아픈만큼 성숙해진다.

"다 너를 위해 그러는 거야"

그러나 이는 상대를 위한 게 아니라, 나의 생각대로 살게 하려는 욕심이다.

비록 느린 달팽이일지라도 분명히 자신의 속도와 자신의 방향대로 움직인다.

나의 잣대로 함부로 충고하지 말아야 한다.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게 때론, 상대를 돕는 최선의 길이다.

오늘하루 내 삶을 당당히 살아가면 그 길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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