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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지 않는 못자국

세상사는얘기/삶부추기는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2. 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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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지 않는 못자국



조금만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생기면 심하게 성질을 부리던 아이. 어느 날 아버지는 한 자루나 되는 못을 주면서 화가 날 때마다 뒤뜰 울타리에 하나씩 박아보라고 했다.

첫째 날, 아이는 37개의 못을 박았다. 그리고 다음날부터는 조금씩 못의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못 박는 데 힘에 부쳤기에 화를 참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함부로 화를 내며 성질을 부리던 버릇이 점차 줄어들고 인내심이 길러졌다. 아이는 스스로 대견해하며 이 사실을 자랑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그날부터는 화가 난 자신을 잘 추슬렀다고 생각할 때마다 못을 하나씩 뽑아오라고 했다.
매일 조금씩 못이 뽑혀나갔고, 결국 울타리에 박혔던 모든 못이 뽑혔다. 아버지는 그제야 아들의 손을 잡고 뒤뜰의 울타리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정말 장하구나, 아들, 그런데 울타리에 선명한 못 자국이 보이니? 이 울타리가 예전처럼 말끔해지기는 어렵다. 네가 화가 나서 내뱉는 말은 이 못 자국처럼 흔적을 남긴다. 네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나서 아무리 미안해한들 그 흔적을 지울 수 없듯이, 말로 새긴 상처도 때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걸 명심해라."

|박종국참살이글

#인내심 #상처 #명심 #화 #못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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