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국교육이야기

박교감교육일기-3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8. 9. 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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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교감교육일기-3

 

#1

중앙초등학교에 부임한 지 사흘쨉니다.

제법 덩치 큰 학교, 그런대로 발 빠르게 적응했습니다.

일찍이 창원에서 6,70학급 학교에 십년 여 근무했던 경험이 주효했습니다.

아이들도, 교직원 모두 참 좋습니다. 교사(校舍)도 깔끔하게 단장되어 맘에 듭니다.

분명 진영중앙초등학교는 오고 싶은 학교, 머물고 싶은 학교, 다시 오고 싶은 학교로서 필요충분조건을 다 갖췄습니다. 교감으로 부임하면서 가졌던 첫 마음이 쏙 빼다놓은 듯 그대로 다 담겼습니다.

해서 출근 발걸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오늘도.

 

#2

한데 오늘 병원진료가 예약되어 곧바로 출근하지 못하고, 지참 근무신청을 내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병원 원무과는 복작댔습니다. 그러나 예약을 해 두어 시간 지체 없이 일반 엑스레이를 찍고, 담당주치의를 만나 예후를 살펴보았습니다. 진료 결과, 다소 병발에 대한 후유증은 남았으나, 별다른 이상이 없어 안심했습니다.

한 달여 생사를 가늠했던 아린 기억들이 가득한 병원, 그곳을 벗어나니 숨 쉬기가 달랐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두어 번 더 예후를 지켜보자고 했지만, 가능하면 병원은 먼 데 두었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늦은 출근으로 학교에 도착하니 동료들이 화들짝 반겼습니다.

정녕 제가 붙박이로 적을 두고 살아야할 데는 학굡니다.

 

#3

오후 한갓진 시간에는 승진을 축하해주신 분들께 직접 전화 드리고, 문자메시지도 띄웠습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 한 학교에서 동료로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 근무지를 옮겨 다니며 터놓고 지냈던 분들입니다. 강산이 세 번 변했는데도 잊지 않고 살뜰하게 챙겨주셨습니다. 인간정리가 참 도타운 분들입니다.

다들 귀밑머리가 하얗게 쇠어 나잇살이 더했건만 변치 않는 그 마음 사랑합니다.

 

#4

수요일은 일과가 일찍 끝나 직원체육연수가 실시됩니다. 새학교는 연수 종목이 다양합니다. 배구와 탁구, 배드민턴을 비롯하여 걷기 등 원하는 바 대로 두어 시간 함께 합니다. 저는 선택여지도 없이 배구장에서 신명을 풉니다.

그래도 여럿이 함께 하는 경기라 참여자가 가장 많습니다. 썩 잘 하지 못해도 구력이 받쳐주어 손 빠지지는 않습니다.

교직원 상호 교감하고, 친화력을 넓히는데는 그만한 경기입니다. 특히 우리 학교는 여선생님들 경기력이 뛰어납니다.

 

#5

체육연수를 마치고 직원친목회에서 교장교감

부임 환영회를 거하게 베풀어주었습니다. 정성껏 차림한 음식을 함께 나누며 훈훈한 동료애를 새롭게 했습니다.

중앙초에 똬리 틀기는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다음주에 맛난 먹거리로 화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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