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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표정은 몇 도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8. 12. 1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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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표정은 몇 도



이 세상엔 70억 인류가 산다. 얼굴의 생김새도 다 다르지만, 성격 또한 각양각색이다. 일란성 쌍둥이도 성격만은 판이하게 다르다. 그것은 인간이 해독할 수 없는 생명의 신비다.

 

어떤 사람을 만나면 24시간 환하게 불이 켜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또 어떤 사람은, 간신히 쪽방 하나에 그것도 고장나서 불이 들락날락하는 형광등만 커진 듯한 느낌을 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무표정하다. 덤덤의 경지에 올라서 그런 걸까? 아니면 쑥스러워서 그러는 걸까? 잘 아는 사람을 만나도 활짝 웃게 되질 않는다. 더구나 낯선 사람에게는 그냥 시큰둥하게 소 닭 보듯이 훑고 지나간다. 그럴 때 그 표정을 온도로 측정해 본다면 섭씨 몇도나 될까. 영하와 영상의 갈림길인 0도쯤?

 

어떤 사람을 만나면 썰렁하기가 그지없다. 북극이나 알라스카에 온 사람처럼 차가운 얼음장이 연상된다. 영하 20도 이하의 혹한.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은 따듯하기가 봄날 솜사탕 같다. 섭씨 33도쯤 되지 않을까? 사람의 표정에는 온도가 다 다르다.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건 햇빛, 산소, 공기 등등 모두 다 돈이라곤 한푼도 들지 않는 물상들이다. 잠시라도 그것이 없으면 우리는 호흡 곤란증을 앓게 되고 살지 못한다.

 

웃음, 이것 역시 산소나 햇빛, 공기처럼 우리들이 살아가는 데 절대 필요하다. 인생의 필수품! 그러나 상대방이 그 웃음을 밀쳐내면 약간 계면쩍게 될 게 두려워 우리는 웃음을 남발하지 않으려 한다.

 

그까짓 계면쩍음 따위, 무시해 버리면 어떤가? 웃음을 거부하는 사람을 가엾게 여기고, 다시 한번 재방송으로 웃어주면 될 게 아닌가? 그런 도전이야 말로 벤처정신이 아닐까? 사회를 바꾸는 힘은 커다란 변혁, 혁명이 아니다. 우리가 생활 속에 변화시켜나가는 이런 잔잔한 행동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

 

마음껏 웃으며 표정 온도를 올리자.

언제나 삼삼하게 33도쯤!

 

-최윤희의 <고정관념 와장창 깨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