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얘기
어느 노부부의 사랑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9. 3. 1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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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부부의 사랑
남이 부러워할 만큼 금실이 좋기로 유명한 노부부. 그들은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서로를 위하며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건강이 안 좋아지자 할머니를 구박하기 시작했다. 할머니를 수족부리듯 하고, 모진 말도 함부로 했다.
어느 날,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떠온 물을 마시다가 소리쳤다.
“이 한여름에, 이렇게 뜨거운 물을 마시라고?”
다시 물을 떠 왔더니 할아버지는 또다시 화를 냈다.
“아니 그렇다고 환자에게 찬물을 가져오면 어떡해!”
그리고 자녀들이 병문안 오자, 할아버지는 먹을 걸 안 내온다고 할머니를 나무랐다.
결국, 할머니는 눈물을 훔치며 밖으로 나갔다.
이런 부모님의 모습을 본 큰아들이 물었다.
“아버지, 지난 세월 그렇게 어머니와 사이가 좋으시더니 편찮으신 다음엔 왜 그렇게 못살게 구는 거예요?”
그러자 할아버지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너희 엄마는 착하고, 마음이 너무 여려. 내가 죽고 나면 어떻게 살지 걱정이 돼. 그래서 맘은 아프지만, 정을 좀 떼느라 그랬지.”
할아버지의 눈엔 어느새 눈물이 가득 고였다.
인생 소풍을 마치는 날, 배우자에게 무엇을 할까?
영원하리라 생각했던 시간도 언젠가 끝이 찾아온다.
함께 하는 이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