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얘기
양념치킨에 담긴 배려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9. 5. 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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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치킨에 담긴 배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어느 치킨집 이야기입니다.
“오늘 치킨 양념이 너무 맵네요. 그리고 왜 이렇게 닭고기도 너무 튀겨서 질기고, 이걸 어떻게 돈 받고 파니요!”
그런데 이 항의는 손님의 항의가 아니라, 치킨 가게 사장이 주방을 향해 말하는 항의였습니다.
주방을 향해 한참 더 뭐라고 말하던 사장은 가게 안에서 양념치킨을 먹던 손님인 할아버지와 손자에게 다가와 말했습니다.
“아이고 어르신 죄송합니다. 오늘 양념치킨 맛이 별로 없었습니다. 다시 오시면 꼭 맛나는 양념치킨을 드시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가게는 맛이 없으면 돈을 받지 않습니다.”
손자에게 양념치킨을 사주던 할아버지는 왼팔이 불편하셨고, 옷차림도 매우 남루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치킨을 왜 안 드시냐는 손자의 물음에 배가 부르다며 자신은 먹지 않고 한쪽 손으로 손자에게 치킨을 발라주었습니다.
어려운 형편으로 치킨을 먹지 못하는 손주에게 더 먹이고 싶은 할아버지의 마음을 알던 치킨 사장님은 일부러 주방을 향해 그렇게 말했습니다.
치킨집 사장님이 배려를 눈치를 챈 할아버지는,
“고, 고맙구려”
라는 말씀을 하고는 손주와 치킨집을 나섰습니다.
세상이 왜 이리 따뜻하고 아름다운지요.
자신에게 조금만 불이익이 생겨도 무례하게 행동하고, 갑질을 휘두르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야 하는 이런 세상에서, 나를 낮추면서 남을 배려하는 이런 일이 어딘가 실제로 벌어진 일이라는 게 감사하기까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