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얘기/박종국잎새글

갈대처럼 낭창낭창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9. 5. 2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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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처럼 낭창낭창


숲속 아름드리 참나무는 단단하게 굵은 자신의 덩치를 자랑했다.

그리고는 가냘픈 갈대를 늘 업신여겼다.

어느날 태풍이 불어와 참나무는 비참하게 가지가 부러지고, 뿌리채 뽑혀 흙탕물에 떠내려 갔다.

참나무는 강물에 떠내려가며 바동대는데, 제 자리에 선 갈대를 보고는 놀랐다.

"갈대야, 너는 태풍에 괜찮니?"

"그래, 나는 태풍이 불 때 납작 엎드려서 흔들리며 바람을 맞았어."

그랬다.

꼿꼿하게 선 참나무는 강한 바람에 부러졌지만, 언제나 낮은 자리에서

바람에 순응하였던 갈대는 몸체만 흔들릴 뿐 부러지지 않았다.

순리에 순응하며 살면 그런대로 살아진다.

갈대의 처세가 좋은 건 아니지만, 순리를 받아들이는 그 본성은 본받아야 한다.

바람 불 때는 그에 몸을 맡겨라. 부러지지 않게 갈대처럼 낭창낭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