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보물
진정한 보물
길을 가던 수도승이 마을 어귀에 이르러 정자나무 밑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짐을 풀려고 할 때 마을 사람 하나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보석을, 선생님이 가지고 계신 그 보석을 저에게 주십시오.”
“그 보석이라니요?”
“간밤에 내가 섬기는 신께서 꿈에 나타나 해거름이 되면 동구 밖으로 나가보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면 수도승을 만나게 될 거고, 그가 값진 보석을 하나 줄 터인데, 그 보석으로 부자가 될 거라고요.”
이야기를 들은 수도승은 보따리를 뒤져 보석을 하나 꺼내 들었다.
“아마 이것을 말씀하신 모양입니다. 며칠 전에 오솔길을 걷다 주웠는데, 원한다면 가져도 좋습니다.”
보석을 받아 든 마을 사람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수도승이 건네준 건 번쩍번쩍 빛나는 커다란 보석이었다.
아마도 세상에서 더는 구할 수 없는 가장 큰 다이아몬드였다.
떨리는 마음으로 다이아몬드를 받아서 집으로 돌아온 그는 밤새
한잠도 잘 수가 없었다.
누가 보석을 훔쳐 갈까 보아 그랬던 게 아니었다.
그는 깊은 생각에 빠져 이리 뒤척 저리 뒤척거리며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다음날 새벽 첫닭 우는 소리가 들려 오자, 그는 다이아몬드를 챙겨 들고서 동구 밖 정자나무로 달려가 수도승을 깨웠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 다이아몬드보다는 이렇게 귀한 걸 서슴없이 내어 주는 그 부유한 마음을 제게 주십시오.”
수도승에게서 다이아몬드를 전해 받았을 때만 해도 그는 당연히 자기의 신이 이야기해준 보물이 바로 다이아몬드인 줄 알았다.
그러나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본 결과, 수도승이 그 다이아몬드보다도 더 귀한 보물을 가졌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것은 바로 보석을 망설임 없이 선뜻 내주는 넉넉한 마음이었다.
자기의 신이 ‘그 보석으로 영원히 부자가 될 거라’고 일러준 건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바로 그 부유한 마음이라는 걸 마침내 그는 깨달았다.
진정한 부자는 자기가 원하는 걸 다 가지는 게 아니라, 자기가 원했던 바가, 사실은 자기에게 필요하지 않다는 걸 깨달은 사람이다.
우리 삶에 가장 소중한 보물은 무엇일까? 곰곰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