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라

지금 사랑하라

 

어느 가족이 아버지 생일을 하루 앞두고 축하 준비에 바빴다. 아내는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장만하고, 큰아들은 집 안 청소를 도맡았고, 딸은 식탁을 멋지게 꾸몄다. 또, 작은아들은 정성을 다해 축하 카드를 만들기로 했다.

생일날 아침, 아버지가 출근하고 난 뒤 엄마와 아이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버지는 점심때 돌아왔다.

그런데 아무도 반기지 않았다. 부엌에 가서 아내에게 물 좀 달라고 했다.

음식 준비에 바쁜 아내는,

"나, 지금 바쁘니까 직접 떠드실래요?"

거실에서 청소하던 큰아들에게 얘길 붙였다.

"아버지 실내화 좀 갖다주렴?"

그러나 큰아들은,

"저 지금 바쁜데 아버지가 갖다 신으세요."

아버지는 할 수 없이 그렇게 했다.

마지못해 식탁을 장식하는 딸에게 말했다.

"의사에게 전화 좀 해서 아버지가 평소에 먹던 약을 처방해달라고 해주렴."

"저, 지금 바쁘니까 아버지가 직접 하세요."

아버지는 힘없이 그러라고 하고는 2층 침실로 올라갔다.

작은아들은 자기 방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만드는 중이었다.

"뭐하니?"

"별거 아니에요. 근데 아버지, 저 혼자 만들고 싶으니까 문 닫고 나가 주실래요?"

아버지는 침대에 가서 누웠다.

마침내 생일파티 준비가 다 되었다. 큰아들이 침실로 가서 아버지를 깨웠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사랑할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지금 사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