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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0. 11. 1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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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

 


외국의 어느 자전거 경매장에서 보았던 일입니다.
그날 따라 많은 사람이 찾아와 저마다 좋은 자전거를 적당한 값에 사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른이 주고객인 그 경매장 맨 앞자리에 한 소년이 앉았고, 소년의 손에는 5달러짜리 지폐 한 장이 들렸습니다.
소년은 아침 일찍 나온 듯 초조한 얼굴로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드디어 경매가 시작되었고, 소년은 쳐다볼 겨를도 없다는 듯
제일 먼저 손을 번쩍 들고 "5달러요!" 하고 외쳤습니다

그러나 곧 옆에서 누군가 "20달러!" 하고 외쳤고, 그 20달러를 부른 사람에게 첫번째 자전거는 낙찰되었습니다.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5달러는 어림도 없이 15달러나 20달러 어떤 자전거는 그 이상의 가격에 팔려나갔습니다.

보다 못한 경매사는 안타까운 마음에 슬쩍 말했습니다.
"꼬마야, 자전거를 사고 싶거든 20달러나 30달러쯤 값을 부르거라."
"하지만 아저씨, 제가 가진 돈이라곤 전부 이것 뿐이에요."
"그 돈으론 절대로 자전거를 살 수 없단다. 가서 부모님께 돈을 더 달라고 하려므나."

"안돼요. 우리 아빤 실직당했고, 엄만 아파서 돈을 보태 주실 수가 없어요. 하나밖에 없는 동생한테 꼭 자전거를 사가겠다고 약속했단 말이에요."

소년은 아쉬운 듯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경매는 계속되었고, 소년은 자전거를 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일 먼저 5달러를 외쳤고, 어느새 주변 사람이 하나둘씩 소년을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그 날의 마지막 자전거. 이 자전거는 그 날 나온 상품 중 가장 좋은 자전거로 많은 사람이 그 경매를 고대했었습니다.

"자, 최종 경매에 들어갑니다. 이 제품을 사실 분은 값을 불러 주십시오."

경매가 시작되었습니다.
소년은 풀죽은 얼굴로 앉았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손을 들고 5달러를 외쳤습니다.
아주 힘없고 작은 목소리였습니다.

순간, 경매가 모두 끝난 듯 경매장 안이 조용해졌습니다.
아무도 다른 값을 부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5달러요. 더 없습니까? 다섯을 셀 동안 아무도 없으면 이 자전거는 어린 신사에게 낙찰됩니다!"

모두 팔짱을 낀 채 경매사와 소년을 주목하였습니다.

"5…, 4…, 3…, 2…, 1."

"와~,아!"
마침내 소년에게 자전거가 낙찰되었다는 경매사의 말이 떨어졌고, 소년은 손에 쥔 꼬깃꼬깃한 5달러짜리 지폐 한 장을 경매사 앞에 내 놓았습니다.

순간, 그 곳에 모인 사람이 자리에서 모두 일어나 소년을 향해 일제히 박수를 쳤습니다.

훗날, 이 자전거를 받게 된 동생은 형의 마음을 알았는지 비가 오나 눈이오나 매일 자전거를 탔다고 합니다.

이 동생이 바로 사이클을 타고 알프스산맥과 피레네산맥을 넘으면서 프랑스 도로를 일주하는 「투르 드 프랑스」

대회에서 최초로 6연패를 달성한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입니다.

 

랜스 암스토롱은 미국의 세계적 사이클 선수로서 각광을 받았지만, 약물도핑 혐의로 하루아침에 추락한 인물로, 의사의 진단결과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고환암을 불굴의 의지로 이겨낸 암환자들의 우상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자전거의 주인공인 랜스 암스토롱 이야기지만, 글의 목적은 경매장에서의 따뜻하고 배려깊은 주위 사람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