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택시-천사를 만났습니다.
행복택시
-천사를 만났습니다.
두 손에 까만 비닐봉지에 무거워 보이는 박스까지 들고 선 아주머니를 택시가 지나쳐 가 버린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지나쳤던 택시 한 대가 후진하여 멈춰 선다.
“어디 가시려고요? 교대시간이라서요.”
교대하는 탁시는 너무 먼 거리라 머뭇거리며 행선지를 쉽게 말하지 못하는 아주머니에게 또 다시 묻는다.
“행복고아원이요!”
“그 곳은 멀고 산 중턱인데, 지금 들어가면 밤이 될 텐데......”
망설이다 택시에서 내린 기사는 아주머니가 들었는 짐을 주섬주섬 트렁크에 싣기 시작한다.
서울도심을 빠져나온 택시 안에 두 사람이 함박웃음이 폈다.
“ 목적지에 다 왔습니다!“
"덕분에 잘 왔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초저녁 달이 떠 오른 후에야 빈손으로 나오는 곳에 택시 한 대가 멈추어섰다.
“아니, 이 산골에 웬 택시가?”
의아해 하는 아주머니를 본 택시기사는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이제 일 다 보셨어요?”
“아니, 기사님. 아직까지 안 가시고 뭐하셨어요?”
“기다렸습니다. 일단 타시죠.”
“왜 안 가셨어요?“
“저도 어릴적에 고아원에서 컸습니다. 힘들게 장사를 마치고 이 늦은 시간에 고아원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러 가시는 걸 보고 그 생각이 나서요.“
그는 채 말을 잊지 못했다.
“나이가 드니 이 놈의 눈물이 주책없이....”
“그러셨군요.”
"좋은일 하시는 분이 밤중에 차도 다니지 않는 길을 어떻게 가실지 걱정되어 기다렸습니다. “
택시가 서울에 도착하자 아주머니가 오만원 짜리를 내밀며 말했다.
“덕분에 너무 편하게 왔네요. 감사합니다.“
“회사택시라 이 돈은 제가 받겠습니다.”
택시기사는 미리 준비한 듯 아주어니에게 봉투 하나를 건네주고 떠났다.
택시기사가 건네준 봉투에는 두 장의 오만원짜리와 편지가 들었다.
“밤마다 엄마아빠를 기다리다 지쳐서 버려진 걸 아닐까 생각하는 그 아이들은 오지 않는 엄마보다
더 기다려지는 사람이 당신입니다. 저는 오늘 천사를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