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얘기

동지의 유래와 그 의미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0. 12. 20.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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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의 유래와 그 의미(122117:44)

 

동지는 24절기 중 하나로, 대설과 소한 사이에 오지만, 다른 절기와는 다르게 양력 1222일경이 된다. 이날은 일 년 중에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지나간 태양은 소멸하고, 새로운 태양이 솟아난다고 하여 태양신에게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동짓날을 작은 설(亞歲)라고 하여 한 해의 시작으로 본다.

 

세시풍속으로는 팥죽을 쑤어서 나누어 먹으며, 집안에 뿌려 잡귀를 물리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불교에서는 동지에 대한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특히 동지에는 사원마다 동지 기도가 연중행사의 하나로 행해진다.

 

 

동지 기도가 갖는 의미는 여러 가지로, 지난해를 무사히 보냈음에 대한 감사의 기도와 새해의 소원을 기원하는 원력의 기도이다. 절에서는 동지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일이 여러 가지다. , 동지를 맞이한다는 건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한다는 의미이며, 이는 바로 한 해 동안 수행에 필요한 살림살이를 준비한다는 의미이다.

 

첫째는, 스님들은 1년 동안 수행에 필요한 절 살림살이를 준비한다. 한 해의 식량, 연료, 반찬 등을 준비한다. 시골에서는 동지건대라고 하여 신도들에게 봉투를 돌리면서 공양미를 시주받곤 했다. 이렇게 모은 쌀이 1년 동안 사찰에서 부처님이나 스님에게 올리는 공양미가 된다.

 

다음에는 연료를 준비한다. 몇십 년 전만 하여도 동지 전에 땔나무를 쌓아두고 장작을 패곤 했다. 하지만 요즈음은 사찰마다 한 해의 연료비를 보시받는다. 그리고 김장과 메주 등의 밑반찬을 준비하기도 한다. 이처럼 철저한 준비는 동지기도 비로써 충당하니 사찰로서는 동지 기도가 여간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는, 사찰에서 동지기에도 동참한 신도들에게 신년도 달력을 만들어 보시한다. 요즈음과 같이 세간에서는 호화찬란한 달력이 많이 나오지만, 그래도 절 달력의 인기는 여전하다. 그 이유는 음력과 간지가 잘 나오기 때문이다.

 

아직도 집안의 대소사를 음력에 의지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각 가정에 음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럴 뿐만 아니라 이제 불교 달력의 디자인도 세련되어 어디에 내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니 그 인기는 대단하다. , 제반 법회와 행사를 기재하므로 신도들의 신행 생활을 점검하는 과제물의 역할을 한다. 사찰 측에서는 신도의 가정마다 걸어두고 매일 보게 되므로 그 홍보 효과는 대단히 크다.

 

 

셋째는, 동지에 팥죽을 쑤어서 골고루 나누어 먹는다. 중국의 오대산 같은 곳에서도 동지에 팥죽을 쑤어 무차법회를 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팥죽을 공양하는 건 배고픈 사람을 구제하는 보시이기도 하다. 결식 아이나 무의탁 노인뿐만 아니라 노숙자들에게 팥죽을 나누어주는 건 불교의 미덕이며,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자비의 손길이기도 하다.

 

넷째는, 동지 팥죽을 쑤어서 나누어 먹고, 한편 집안에 뿌리는 건 종교적, 민속적인 의미를 지녔다. 서양에서는 정화 의례용으로 사용된 게 양의 피지만, 동양은 살생하지 않고 붉은 팥을 사용하였다. 그래서 팥죽을 쑤어서 먹으면 한 해의 모든 악귀와 고난과 재앙을 물리치게 되며, 집안에 뿌리거나 놓아두면, 악귀를 쫓아낸다고 한다.

 

 

동지 팥죽의 유래

 

 

신라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한 젊은 선비가 살았는데, 사람은 진실하였으나, 집안이 궁핍하였습니다.

어느 날 과객이 찾아와 하룻밤 묵어가고자 하여 쉬어가게 해주었더니, 다음날 새벽길을 떠나기 전에 과객은 선비에게 서로 친구가 되자고 하였습니다.

과객은 선비에게 종종 찾아와 벼를 심으라 하여 벼를 심었더니 벼 풍년이 들고, 고추를 심으라 하여 고추를 심으면 고추 농사가 풍년이 되는 등, 수년간 많은 재산을 모으게 하여 그 선비를 부자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과객은 늘 한밤중에 찾아와서는 날이 새기 전 닭이 울면 사라졌습니다. 선비는 재산은 남부럽지 않게 모았으나, 세월이 갈수록 몸이 계속 야위어 가더니 마침내 몸져누웠습니다.

 

병색이 심해지자, 선비는 어느 스님에게 여쭈어보았는데, 그 과객이 다시 찾아오면 싫어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라고 하였습니다.

시키는 대로 물어보았더니 그 과객은 백마의 피를 가장 싫어한다고 하였습니다.

젊은 선비는 스님의 말씀을 들은 뒤, 그 과객이 무서워졌습니다.

결국 선비는 자기 집의 백마를 잡아 온 집 안 구석구석 백마의 피를 뿌렸습니다. 그랬더니 그동안 친절했던 과객이 도깨비로 변해 도망갔습니다.

 

그 이후로 그 선비는 다시 건강이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동짓날이면 이 과객이 잊지 않고 찾아오는지라 선비가 스님께 해마다 백마를 잡아서 피를 바를 수 없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하고 방도를 묻게 되었습니다.

스님은 그렇다면 팥물이 백마의 피와 빛깔이 같으니 백마의 피 대신 팥죽을 쑤어 그것을 집에 뿌리라

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동짓날 팥죽을 끓이게 된 유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