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아름다운 동행
이웃의 발이 되어 행복을 실어 나르는 어느 마을버스. 운전사 바로 뒷좌석에 한 여자가 언제나 처럼 앉아았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같은 자리에 앉은 그녀는 버스가 달린 때는 차창 밖에 머물던 눈길이 정류장에 멈추어 설 때에는 운전기사의 룸미러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습니다.
매일 같은 거리를 오가고, 매일 같은 창밖을 내다보지만, 똑같은 날은 없다면서 즐거워는 하는 버스기사와 그녀는 서로 머리가 허연 부부랍니다.
창밖을 바라보는 아내에게 이야기 하나라도 더 만들어지기를 바라면서 달리던 버스가 종점에 도착 하고서야 기사는 아내의 곁으로 가서 손을 잡고 말을 걸어봅니다.
"구경 잘 했어?
똑같은 질문과 조금씩 다른 대답이 여러차례 반복된 후에야 교대를 마치고 둘이서 석양을 등지고 걷습니다.
아내와 눈을 맞춰가며 시장을 보고, 밥을 지어 밥상앞에 마주 앉습니다
젊어서는 가시 바르기 싫어서 밥상 저편으로 미뤄두던 생선을 지금은 가시를 발라 아내의 밥술 위에 얹어 남편입니다.
남편의 쉼터가 되어주던 아내가 하루가 다르게 점점 아기가 되어가서 매일같이 머리를 감겨주고 목욕을 시켜주던 어느 날, 서로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자신이 운전하는 버스에 아내를 태워 늘 함께합니다.
"젊었을 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부부이고 서로의 반쪽이니까요”
아내와 함께 새벽산책을 다녀오더니 아내를 씻기고 꽃단장을 시킨 남편이 아내를 부축해 길을 나섭니다.
“자.. 오늘도 세상구경 나가 봅시다. 아내가 온전한 정신이 들면 자신을 요양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늘 함께합니다."
남편은 소원을 빌고 또 빌어봅니다.
“아내보다 하루라도 더 살게 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