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국에세이/독서칼럼모음
책 읽는 아이가 희망이다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1. 6. 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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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종 국
희망은 잠들지 않은 인간의 꿈이며, 지성이 부족한 인간의 유모고, 강한 자의 용기이며, 새로운 의지다. 그래서 단 하루를 살아도 마땅한 희망을 갖지 않는다면 절망할 까닭이 없다. 눈빛 총명한 아이를 만나면 즐겁다. 우리 학교 아이들, 조그만 일 하나에도 열의를 갖고 다가든다. 코로나19로 도서실 이용이 여의치 못했지만, 책 읽기에 쏟는 애틋한 마음이 유다르다.
나는 틈만나면 책 읽기를 권한다. 책 읽는 아이가 희망이기 때문이다. 독서는 알찬 사람을 만들고, 회의는 민속한 사람을 만들며, 작문은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자투리 시간도 결코 헛되이 보내지 말고 애써 책을 읽으라고 다그친다. 남의 의견에 반대하거나 논박하기 위해서 책을 읽기보다 재량하고, 고찰하기 위해서 더 많은 책을 읽어야한다. 더불어 좋은 생각을 하도록 대화 시간을 자주 가진다.
그렇지만 어떻게 책을 읽힐까 고민이 많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무조건 읽어라는 강요는 차라리 책장을 덥는 게 낫다. 아이가 원하지도 않은데 너무 급하게 읽히거나 맹목적으로 읽히면 소용 없다. 아이는 아이 나름으로 지력을 받아들이는 그릇을 가졌다. 그것을 꿰뚫어보아야 한다. 끊임없이 먹어 대서 소화가 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자양분도 얻을 수 없다.
내가 권하는 책 읽기는 어떤 책은 맛보고, 어떤 책은 삼키고, 또 다른 책은 잘 씹어서 소화하도록 그 방법을 안내할 따름이다. 편협한 독서지도는 아이의 생각을 짓눌려버리는 횡포다. 그럼에도 책을 읽는 사람은 참된 벗, 친절한 충고자, 유쾌한 반려자, 충실한 위안자의 결핍을 느끼지 않는다. 글이란 읽으면 읽을수록 사리를 판단하는 눈이 밝아지고, 어리석음도 없어지고, 생각이 총명해지며, 생활이 즐거워진다. 템포가 빠른 시대에 사는 한 첨단을 좇아가고, 대열에서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부지런히 책을 읽어야한다.
책은 어떤 강박감이나 의무감, 부담감이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야한다. 올해는 독서교육에 관심많은 담당자를 만나 학교도서실이 잘 꾸려졌다. 거금을 들여 책 소독기도 마련했다. 그래서 한결같이 우리학교 아이에게 책읽기를 부추길 작정이다. 더불어 좋은 생각과 참다운 삶이 묻어나는 글도 썼으면 좋겠다. 시작이 좋으면 끝도 알차다. 책 읽는 아이가 희망이다.
오늘 만나는 아이는 어떤 얼굴일까?
|박종국에세이칼럼 2021.6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