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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하늘아래에서 가장큰 근본적인 일이다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1. 11. 1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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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하늘아래에서 가장큰 근본적인 일이다

박종국

오늘 점심때 가래떡 먹었습니다.
그냥 생각없이 배어먹었던 빼빼로보다
식감도 좋고, 순박한 맛이 좋았습니다.
더구나 오늘은 농민의 날이기도 하지요.
한 해 동안 열심히 일한 농부의 고마움을 새삼느껴보았습니다.

농촌, 특히 농산어부를 홀대하는 나라는 나쁩니다.
아무리 첨단정보화시대를 살아도 안 먹고 사나요?
농자천하지대본야(農者 天下之 大本也)
농사는 하늘아래에서 가장 큰 근본적인 일이며,
백성은 이에 의지하여 살아간다는 뜻을 알겠지요.

예나 지금이나 ‘농자천하지대본’이란 말은 저주하는 말이 돼 버렸다. 옛날에는 지독하게 말 안 듣고 공부 안하는 자식에게 부모님이 써 먹던 “그래, 공부하기 싫으면 평생 농사나 짓고 살아라”는 말은 우리 부모세대의 호소였고 비난이었습니다.

젊은 시절, 고단하게 살다 쓰디 쓴 실패를 맛본 어떤 인생이 술 한잔 걸치고 마지막 카드로 뽑아드는 말도 “그래, 농사나 짓고 살자” 였습ㄴ다. 농업은, 농촌은, 농민은 이렇게 천대받고 멸시 속에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농자천하지대본’ 이란 말은 사실 저주받은 명제였습니다.

지금 우리 농촌은 어떤 모습입니까. 그야말로 말이 아닙니다. 한국 농업이 위기상황이라는 인식은 이미 널리 알려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그 위기의 실상에 대해 체감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일반 국민은 물론 정부나 농민단체, 심지어 현장의 농민마저도 막연한 위기감만 느낄 뿐입니다.

양치기 소년의 우화처럼 위기론이 상투화되기는 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일찍이 겪어보지 못했던 농업위기가 드러나지 않은 까닭때문입니다. 국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경제강대국의 침략주의적인 농산물시장 개방압력 때문에 민족농업의 기반이 무너졌음을 알아야 합니다.

앞으로 전개될 민족농업의 붕괴에 대해 국민은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강건너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됩니다. 우리에게 닥친 상황이 민족 최대의 위기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힘의 우위를 앞세운 미국을 위시한 강대국의 약소국 죽이기 개방 압력에 대해, 이제 정부는 과감한 결단을 해야합니다.

반드시 민족의 자존심인 민족농업을 지켜야 합니다. 최소한 쌀 만이라도 지켜야 합니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말이 저주가 아닌 축복의 명제가 되어야 합니다.

농사는 하늘아래에서 가장큰 근본적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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