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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득심(以聽得心)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1. 12. 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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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득심(以聽得心)

박종국

진정한 소통은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관계에서 이루어진다.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안쪽에 달렸다. 그래서 상대방이 마음의 문을 스스로 열고 나오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은 상대의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 듣는 게 최고의 배려라는 뜻이다. 노나라 왕이 바닷새를 궁 안으로 데려와 술과 육해진미를 권하고, 풍악과 무희 등, 융숭한 대접을 했다. 그러나 바닷새는 어리둥절해서 슬퍼하며 아무것도 먹지 않아 사흘 만에 죽었다는 일화에서 유래했다. 노나라 왕은 자신이 즐기는 술과 음악, 음식이 바닷새도 좋아할 거라고 착각했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은 경청과 배려의 단순한 의사소통뿐만 아니다. 서로 간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신뢰를 쌓아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거다. 귀 기울여 듣는 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지혜다.

징기스칸은 말했다.
"배운 게 없다고 탓하지 마라. 나는 이름도 쓸 줄 몰랐다. 그렇지만,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며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내가 듣으면 내가 이득을 얻고, 내가 말을 하면 남이 이득을 얻는다."

동화소설 <모모>에서 모모는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능력을 지닌 소녀였다. 마을 사람은 모모에게 자신의 얘기를 함으로써 스스로를 뒤돌아보고 용기를 얻고 기쁨과 신념을 얻었다. 서로 다투는 사람도 함께 모모에게 오면 화해의 기쁨을 얻었다. 아이도 모모 앞에서 자신의 상상을 얘기하면 그들 앞에 상상의 세계가 펼쳐졌다.

삶의 후회는 대개 말을 함부로 내뱉는 데서 생기고, 삶의 지혜는 듣는 데서 얻는다. 말이 많으면 실수가 잦다. 남의 말은 들으려 하지 않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사람은 그의 잠재의식 속에 자기만 옳고 다른 사람은 그르다는 편견이 지배적으로 높다. 그런 사람은 언젠가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것이 '이청득심(以聽得心)'의 교훈이다.

|박종국참살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