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2. 2. 2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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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사회성

박종국

바깥에 나가보면 막무가내로 짖어대는 강아지를 만나요. 낯설어서, 경계심 때문에요. 하지만 늘 그런 행동을 한다면 사회성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아야 해요. 저도 그런 편이에요. 이런 태도를 두고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해요.

일반적으로 강아지는 생후 4개월 이전의 경험을 평생 가지고 살아요. 좋았던 일, 안 좋았던 경험 등이 강아지 성격에 영향을 미쳐요. 그런데 강아지는 생후 2개월이면 이미 엄마강아지나 형제강아지로부터 사회성을 배워서 형성하게 돼요. 그 이후에는 환경이나 주변 소리, 보호자와 낯선 사람, 다른 강아지에 대한 사회성 교육이 필요해요.

그런데 문제는 강아지를 입양하게 되는 시기가 예방 접종을 다 마친 생후 4개월 이후라는 점입니다. 이때가 강아지 사회성을 훈련하는 황금시기예요. 이 시기를 놓쳐버리면 강아지의 낯가림이 점점 심해지고, 경계심이 많아지고,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호기심을 갖기보다 꺼리고, 불안해 하며, 어려워 해요.

또 성격이 예민해지고, 낯선 소리나 주변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요. 물론 그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고, 발을 핥거나 종이를 찢고, 제 털을 뽑는 등 문제행동을 보여요. 그래서 강아지의 사회성은 대부분 이와 같은 문제 행동을 예방하고, 완화함을써 바로 잡아요.

산책을 할 때 친구와 사이 좋게 만나지 못하고 으르릉대며 다툴 때는, 원활한 산책과 원만한 사회성 교육을 위해 집안에서부터 얌전하게 걷는 연습이 필요하고, 점차적으로 집, 복도, 현관, 산책로 등에서 흥분하지 않고 차분히 걷는 워킹 연습이 필요해요. 이후 낯선 강아지를 만날 때는 많은 친구들보다 점잖은 태도를 가진 친구와 1:1로 만나는 게 좋아요.

강아지와 산책할 때 모든 걸 배려하면 사회성을 그르쳐요. 지나친 자유로 무리한 행동을 하면 안 되고, 더욱이 돌발 행동을 그냥 두어서도 안 돼요. 강아지가 궁정적으로 모든 일을 받아들이는 시기는 짧아도 후천적 경험을 통하여 충분히 사회성을 길러줄 여력이 많기에 강아지 사회성 교육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돼요.

때문에 늘 다양한 경험과 새로운 자극에 예민하거나 경계하지 않는 태도로 생활하도록 잘 보살펴야 해요. 소심쟁이 사회성이 부족한 강아지,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고 산책길에 당당하게 나셨으면 좋겠어요.

근데, 강아지가 사회성이 부족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이는 강아지를 처음 키우는 보호자가 놓치기 쉬운 일이예요.

'분양 받은 지 3,4개월 어린 강아지, 아직 예방접종도 안 받았고, 날씨가 더우니까 바깥에 나가면 안 되고, 추워서 감기 들까봐 집안에 두어야 해'
'혹시 강아지가 바깥에서 놀다가 다치면 어떡하지? 내가 안고 다녀야지'

그래서 어린 강아지는 산책을 하고 싶어도 나갈 수 없어요. 강아지의 사회성은 생후 4개월 예방접종을 마치면 거의 끝나버려요. 때문에 대부분의 보호자가 강아지 사회성을 기르는 황금시기를 놓쳐요.

행자도 처음 입양받았을 때 중요한 시기를 놓쳐 사회성이 많이 부족해요. 산책을 나가도 다른 강아지와 놀기는커녕 컹컹 짖어대고, 집에서는 자꾸 무릎 위에 올려달라고 낑낑대요.

​네 살이면 사람나이로 따지면 30대나 마찬가진데 왜 사회성이 없을까요? 애견센터에서 만난 다른 보호자는 산책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해요. 동감해요. 지난달까지 바빠서 산책이 부족 했거든요!

강아지 사회성을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즘 반려견 행동치료전문가로 유명한 훈련사님의 말로는 이렇게 사회성이 부족한 강아지는 애견카페에 데려가기보다 산책을 하면서 다른 강아지와 스치듯 지나가게 해주는게 좋다고 해요. 사회성이 부족한데 애견카페에 가면 다른 강아지 사이에서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이지요.

행자 나이 세 살. 쉽게 고쳐지기는 힘들겠지만, 사회성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일주일 네 번 정도는 산책을 꼭 시켜야 하겠네요

|박종국에세이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