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국교육이야기/함께하는교육
전교조 창립 33주년, 축하드립니다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2. 5. 1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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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
저는, 혈기 왕성한 20대의 중반, 1987년 전국교사협의회와, 1989년 5월 28일 연세대 노천강당 전국교직워로동조합 결성식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지금까지 교사로 저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전교조와 ‘참교육’을 만났고, 전교조 1세대로서 곡절 많은 역사를 함께한 영광을 누렸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전교조 소속 조합원 교사의 삶은, 제가 ‘참교사’가 되었던 원천이었습니다. 전교조가 아니었다면, 저는 교사로서의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 없이 적당히 안락을 즐기고, 누리며 살았을 겁니다.
전교조가 아니었다면 ‘분단 조국’을 고민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자기 안에 자라는 파시즘, 가증스러운 남성우월주의에 대한 반성과 성찰에도 이르지 못했을 겁니다. 적당히 경력을 쌓고, 이런저런 삶의 조건을 챙기면서 승진의 기회나 높은 자리를 기웃거리며 살았을 겁니다.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요.
1989년 전교조 출범으로부터 33년의 흘렀습니다. 스물여섯의 햇평아리 교사는 이제 초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전교조는 ‘노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당당합니다.
1500여 명의 교사가 거리로 내몰리고, 그에 앞서 전교조 결성식에 참여했다는 이유 하나로 울산에서 남해로 좌천을 당했습니다. 저도 마땅히 해직교사 대열에 함께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일사부재리의 원칙으로 결국 저는 해직자가 되지 못했습니다. ‘닫힌 교문’ 앞에서 눈물을 씻던 33년 전에도 아무도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지역의 골짜기를 누비며 참교육 소식을 나르는 전령사가 된 해직 교사 이야기는 이미 전설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참교육을 향한 전교조 위상 정립과 해직교사 원상회복 등 해결해야 하고, 거침없이 나아갈 길이 멀고, 험하고, 더딥니다. 그렇지만 전교조는 굴하지 않고 곧장 나아갑니다. 정년 퇴임을 몇 년 앞두었지만 저는 전교조가 교육희망임을 믿습니다.
전교조 창립 33주년, 축하드립니다.
조합원 여러분, 힘내세요!
|박종국에세이칼럼 2022.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