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1. 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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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안경

한 아이가 말했다.
"난 크면 우리 할머니와 똑같은 안경을 쓸 거야. 우리 할머니는 그 누구보다 사람의 좋은 점을 잘 보시거든. 누가 그 사람의 나쁜 점을 얘기해도 할머니는 좋은 점만 말씀하신단 말이야. 어떻게 좋은 점을 잘 보시느냐고 여쭤봤더니, 할머니는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웠대. 그러니까 나도 나이가 들면 할머니와 똑같은 안경을 쓰고 싶어. 그 안경을 쓰면 나도 다른 사람의 좋은 점만 볼 거야."

우리 모두 할머니의 안경을 쓴다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내가 남의 좋은 점을 찾고, 남도 내게서 좋은 점을 찾아낸다면, 날마다 일마다 즐겁지 않겠는가.
우리 모두 달콤함을 찾는 벌새처럼 되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썩고 추한 먹이만 찾아 헤매는 말동가리새를 닮았다. 끝없는 욕망 때문이다. 하지만 항상 주변 사람을 좋게 챙겨보는 할머니의 눈을 가져야겠다.

아직도 나는친구를 만나면 너무 좋아서 가슴이 저린다. 사람 만나는 일이 이처럼 좋다면 그 무엇에 얼굴 붉히고 목청 돋구랴?창원 봉림사 불교대학에 적을 두었을 때 주지스님의 법문이 떠오른다.
"산문에 살다보면 애처럽게 울어대는 풀벌레 한 마리한테도 애절한 사랑을 배운다"고.
사랑하며 살아도 짧은 세월 같잖은 일로 서로 마음 아프게 할 까닭이 없다. 사소한 일 하나도 서로 공감하고, 배려하는 마음의 폭을 넓히면 세상은 아름다운 꽃밭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오직 자신만을 우러러고 산다고 생각해 보라.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암튼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사랑할 일이다.

|박종국참살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