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총 받는 반려인
눈총 받는 반려인
박종국
"그 참, 아저씨! 강아지를 운동장에 데리고 오는 게 아녜요!"
"개는 집에서 묶어놓고 길러야지 어데 함부로 나대도록 그냥 둬요!"
"강아지 좋아하는 만큼 제 어미애비를 모셔봐라 효자가 따로 없지."
행자랑 산책 나가면 자주 듣는 말이다. 반려동물을 싫어하는 사람은 볼멘소리를 한다. 왜냐?그 이유는 하나다. 아직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기본이 부족한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반려인 또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아, 내가 좋아서 강아지를 키우는데 무슨 불만이야."
"항간에 강아지가 사람을 물고, 헤친다고 야단인데, 그건 황당한 일이야."
"강아지가 아무데서나 똥오줌을 산다고? 그 행위는 강아지 탓이 아니고, 강아지를 키우는 반려인의 문제 아닌가?"
정작 강아지를 양육하는 입장에서 자기합리화는 변명이 아니다. 자기 좋다고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강아지 양육을 고집하는 게 문제다. 특히, 요즘같이 대부분 아파트생활을 하는데, 층견소음은 층간소음만큼이나 성가시다. 심신이 예민한 사람이나, 근무여건이 밤낮이 바뀌는 이들에게는 여간한 스트레스가 아니다. 이럴 땐 나 좋다고 강아지를 키우는 건만 고집하면 몰상식하다.
또, 공원이나 산책로, 길가 곳곳에 강아지 똥이 나뒹군다. 그것을 보면 나 역시 눈살 찌푸려진다. 이건 아니다. 강아지를 데리고 나오면 목줄과 배변봉투를 챙기는 게 당연하다. 그럼에도 우리 강아지는 순해서 물지 않고, 배변훈련이 잘 되었다,고 우기는 반려인이 많다. 팔은 안으로 굽듯이 제 강아지가 이쁘다,면 어쩔 수 없다. 근데 아무리 훈련이 잘 되었다 해도 강아지는 강아지다.
'강아지는 반드시 목줄을 하고, 배변은 되가져갑시다.
위반할 때에는 벌금 10만원 부과합니다.'
이 펼침막은 공원이나 산책로 입구에서 흔히 본다. 오죽했으면 이런 경고문구가 나붙었을까? 반려인 한 사람으로서 낯부끄럽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면 눈꼴사나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모처럼 기분 전환하려고 공원을 산책하는데, 나다니는 강아지 사납게 왈왈대고, 함부로 똥오줌을 싸댄다. 더욱이 볼쌍스러운 일은 뒤처리를 하지 않고 강아지만 데리고 가버리는 불한당이다.
내가 싫으면 당연히 남도 싫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나 좋다고 남까지 덩달아 좋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는 순전히 착각이다. 반려동물 천만인시대라고 들쑤셔댔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남을 배려하는 반려인은 그리 많지 않다. 그저 자기 좋다고, 자기식으로 강아지를 양육하는 몰지각한 날건달이 많다. 이 점 반려인이라면 반드시 되짚어볼 일이다.
강아지가 싫어요, 강아지가 무서워요,라는 단말마는 무엇을 의미 하는가? 강아지를 잘못 키운다,는 일침이다. 그런데도 우리 강아지는 예쁘다고 호들갑을 떨 텐가? 그러기에 앞서 눈총 받지 않는 반려인이 아쉽다.
|박종국 다원장르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