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7. 1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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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가는 길

살면서 꼭 필요한 게 뭐냐는 물음에 이렇게 말했다.
오스트리아 출신 사상가 이반 일리히(lvan llich)는 인간의 고생도구 세 가지로, '시, 자전거, 도서관'으로 꼽았다. 고개가 끄덕거리지 않을 수 없다.
사람에게 중요한 게 무엇일까?
자주 가는 문학판, 문학을 하겠다고 모인 사람은, 문학을 자기 인생에서 얼마만큼 중요하게 여길까?
하루 한 권의 책을 읽고, 세 편의 글을 쓴다는 게   나의 문학열정이다. 지난 30년 동안 한결같은 약속을 지켰다.
그래서 나는, 가능한 문단과 동인활동을 지양하고, 외롭게 글을 썼다. 덕분에 사단을 만들지도 들지도 않았다.
글께나 쓴다고 독자모임을 만들어서 허세(?)를 부리는 글쟁이가 그다지 좋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쟁이는 자기 삶의 본연과 본성이 그대로 묻어나야한다. 드러내놓기를 좋아하는 문인치고 좋은 글 쓰는 사람 못봤다.
더구나 난 글 쓰기로 밥벌이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 성정(性情) 그대로 쓰고, 비판적이며, 쌈닭이다. 그래서 그럴까. 51%의 독자는 내 글, 나의 존재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난 41%가 관심가져주어도 만족한다.
적어도 나는 글쟁이로서 비겁하게 살지 않았다.
섣부르게 사단을 짓는 글쟁이 속에 끼지 않았다.
사람은 밥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도 중요하고, 박 먹는 시간도 그렇고, 밥 먹는 시간 외에 하는 일도 중요하다.
일(노동), 휴식, 요리, 사랑, 책, 도서관, 음악, 문학 등등 내가 좋아하는 단어다.
그중 오늘도 8시간 신성한 노동을 하고, 밥을 먹고, 도서관에 앉아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 글을 쓴다. 행복하다.
출퇴근을 함께하는 아들과 저녁으로 선지국수를 먹었다. 요즘 보기 드물게 한그릇 5천원이다. 양도 푸짐하고, 손맛이 좋은 착한 가게다.
남지시장 '천일식당'이다.

오늘도 아들은 참한 시인으로 문학수업에 열심이다.

|박종국참살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