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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왕산 산상음악제, "자연, 그 희망을 노래한다"

한국작가회의/오마이뉴스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9. 10. 2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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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왕산 산상음악제, "자연, 그 희망을 노래한다"
[현장] 27일, '제37회 창녕화왕산갈대제 및 산상음악제' 열려
08.09.27 20:05 ㅣ최종 업데이트 08.09.27 20:05 박종국 (jongkuk600)

  
▲ 화왕산 산상음악제 9월 27일 1만여 산악동호회와 관광객이 참여한 가운데 창녕 화왕산 정상에서 '산상음악제'가 열렸다.
ⓒ 박종국
산상음악제

 

27일 오전 10시 창녕 화왕산 자하곡매표소에 도착했다. '산상음악제'를 찾아가는 길이다. 이른 시간인데도 벌써 많은 등산객으로 화왕산 초입은 붐볐다. 그 까닭은 오후 1시부터 화왕산 정상에서 '제37회 화왕산갈대제와 산상음악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전국 유일의 산상음악제, 화왕산 정상에서 열려

 

매표소를 지나 조금 올라가니 한 무리의 노랑병아리 차림을 한 아주머니들이 반갑게 맞이한다. 걸음을 멈추고 보니 '창녕자원봉사협의회' 회원들이다. 열대섯 자원봉사자들이 산을 오르는 사람 하나하나마다 까만 비닐봉투 하나를 건넨다. 꺼내보니 생수 한 병과 백설기 하나가 들었다. 먼길 아침을 걸러 출출할 테니 요기하고 쓰레기는 반드시 봉지에 담아서 가지고 내려와 달라는 부탁을 아끼지 않는다. 화왕산을 무척 아낀단다.

 

  
▲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은 창원 자원봉사자협의회 사람들이다. 27일 아침부터 화왕산을 찾는 등산객들에게 생수와 백설기 하나, 쓰레기봉지를 나눠줬다.
ⓒ 박종국
자원봉사자

생각지도 않았던 '대접'을 받아서 그런지 기분이 좋았다. 여태껏 화왕산 등정만 꼽는다면 삼백번 이상(필자는 현재까지 7년째 창녕읍내에 살고 있다)을 올랐었는데, 오늘처럼 '따뜻한 사랑'을 챙겨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 창녕이 전반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10월 28일부터 열흘 동안 경남지역에서 개최되는 '제10차 람사르당사국총회' 분위기가 창녕에서도 무르익고 있다는 증거다. 창녕 우포늪은 람사르총회 참가자들의 방문지로 예정되어 있다.

 

화왕산은 자하곡매표소에서 출발하면 네 가지 길을 선택할 수 있다. 제1코스는 전망대와 배바위를 거쳐서 정상에 이르는 길인데, 다소 험한 바윗길이나 주변 조망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제2코스는 정상에 이르는 최단거리 코스다. 하지만 짧은 만큼 정상 부근에는 '깔딱고개'가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지리산 중산리 코스처럼 정상을 코앞에 두고도 몇 번을 할딱여야 한다. 170미터 통나무계단이 자꾸만 발목을 잡는다. 제3코스는 도성암에서 출발하여 다소 완만한 등산로다. 마지막 코스는 목마산성을 거쳐 정상에 이르는 길인데, 화왕산 등산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권할 게 못 된다.

 

화왕산 자하곡매표소에서 정상에 이르는 길은 네 코스

 

쉬엄쉬엄 올랐는데도 6백여 미터의 화왕산은 한 시간 남짓이면 오른다. 남문에 오르자 동문쪽 '창녕조씨 득성지' 부근에 마련된 '산상음악제' 무대에서는 리허설에 바빴다. 늘 이맘때쯤이면 은빛물결이 하늘대는 억새평원이 장관이었는데, 오늘만큼은 형형색색의 등산객들로 반반을 이뤘다. 때맞춰 절정을 이룬 억새는 잔뜩 허연 머릿대를 부추기듯 땀 절은 등산객을 반겼다.

 

  
▲ 은빛억새 물결 속을 헤치고 가는 산악자전거 동회회 화왕산 정상에는 등산객들만의 차지는 아니었다. 산악자전거동호회도 억새밭을 헤집고 다녔다. 힘찬 젊음이 부러웠다.
ⓒ 박종국
자전거

정상 부근에서 점심을 먹고나서 5만 6천 평의 억새밭을 호령해 본다. 일제히 읍하고 다가서는 억새들, 천군만마를 얻은 듯 화왕산 기세가 확 다가든다. 이게 산을 찾는 묘미가 아닐까. 하지만 음악제 준비로 분주한 연주팀은 자꾸만 고르지 못한 음률만 퍼담아낸다. 오후 1시, 행사장으로 향했다. 도중에 한 무리의 산악자전거동호회를 만났다. 놀랍다. 달랑 몸 하나로 올라오기도 힘겨운 산을 그들은 자전거로 오른 것이다. 불끈불끈한 젊음이 부러웠다. 힘찬 그들의 몸놀림에 사는 맛이 새로웠다.

 

  
▲ 화왕산 시산제 및 의병추모제 제37회 화왕산 갈대제를 맞아 제전위원(배바위산악회) 주관으로 화왕산 산신제를 지내고 있다.
ⓒ 박종국
산신제

1시에 화왕산 산신제와 의병 추모제를 시작으로 '제37회 화왕산 갈대제'의 서막이 올랐다. 행사는 배바우산악회와 창녕군청, 그리고 KNN 경남방송 주최로 진행됐다.

 

그 동안 산악동호회에 참가하여 몇 번 시산제에 참가했으나 오늘처럼 대규모로 거행되는 산신제를 참견하기는 처음이었다. 산신제는 전국산악동호회가 동참한 가운데 1시간 여 계속됐다.

 

그 중에서도 '의병추모제'와 병행한 '통일기원제'는 참가자 모두에게 엄숙함을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사전준비가 꼼꼼하게 잘 된 때문이었다.

 

화왕산 산신제와 더불어 진행한 의병추모제는 숙연했다

 

이어서 참가자 모두가 바라고 있던 2부 '산상음악제'가 KNN방송 황범 김경남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시작됐다. 서막은 '눈꽃소리' 가야금 앙상블이 열었다. 산 정상에 감치듯 울려퍼지는 가야금의 청아한 음률, 하늘거리는 은빛갈대숲에 에워싸여 천상에 오른 기분으로 황홀했다. 더구나 가을 청취에 걸맞은 악곡 선택으로 참가자 모두의 심신을 푸근하게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 '눈꽃소리' 가야금 오페라단 눈꽃소리 가야금 오페라단은 화왕산 산상음악제 서막을 열였다.
ⓒ 박종국
서막

  
▲ 공연을 기다리는 수많은 등산객 화왕산산신제를 마치고 2부 공연을 기다리는 수많은 등산객들
ⓒ 박종국
둥산객

다음으로 '쓰러집니다', '당돌한 여자'의 가수 서주경이 화왕산 갈대를 사로잡았다. 그렇잖아도 어깨가 들썩였는데, 서주경의 노래는 모든 사람들을 일어서게 했다. 텔레비전으로는 몇 번 본 적이 있었는데, 직접 면전에서 보니까 노래처럼 당돌한 여자가수였다. 메들리까지 여섯 곡을 열창했는데 곡 하나하나마다 호응과 환호가 대단했다. 그녀는 관중을 이끌어가는 멘트도 유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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