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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의 이야기

한국작가회의/오마이뉴스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9. 10. 2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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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의 이야기
[함께 읽고 싶은 책] 원유선 <열평아이들>
08.10.03 14:04 ㅣ최종 업데이트 08.10.03 14:04 박종국 (jongkuk600)

이맘때쯤이면 학교에서는 ‘독서의 달’ 행사가 잦다. 독서일기, 독서 감상문, 독서토론, 독서신문 만들기 등 다양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된 행사는 책 읽기다. 매일처럼 아이들에게 책을 권해본다. 하지만 아이들은 책상에 엉덩이를 붙이기보다 바깥놀이에 마음이 더 달았다. 도리 없다. 맘껏 뛰놀게 눈감아준다. 뻥뻥 공을 차는 아이들의 함성이 너른 운동장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다.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읽힐까. 아이들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스며있는 책이라면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근래에 나온 따끈한 창작동화에 욕심이 더 간다. 그만큼 아이들의 생활과 밀착된 이야기다.

 

아이들의 생활과 밀착된 책 <열평아이들>

 

  
▲ <열평아이들>원유선, 창작과비평사 부모님이 안계셔서 할머니와 살고 있는 아름이와 다운이. 아름이네가 이사가는 삼산아파트는 열평짜리 영구임대아파트다. 그곳에서 아름이는 비슷한 처지의 은혜와 서동이를 만난다. 어렵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장편창작동화
ⓒ 창작과비평사
열평아이들

그 중에서 이번 주는 원유선 선생님의 <열평아이들>을 읽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의 이야기다. 아이들은 친구를 사귈 때 부잣집 아인가, 공부를 잘 하는가, 부모님의 직업이 무엇인지를 시시콜콜하게 따지지 않는다.

 

영구 임대 아파트인 보람 아파트.

여기에 새로 이사 온 아름이와 은혜, 서동이는 같은 반이다. 아름이는 부모 없이 할머니, 동생과 살고, 은혜는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고, 그 사고로 절름발이가 된 아버지 단 둘이 산다. 은혜 역시 그 사고로 인해 얼굴에 화상을 갖고 있다.

 

농아 아빠와 사는 서동이는 어린 여동생을 살갑게 보살핀다. 아름과 은혜는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단짝 친구가 된다.

 

전학 첫날부터 보람 아파트 아이들이라는 이유로 따가운 눈총을 받는 이들의 학교생활은 순탄치 않다. 은혜의 짝 승철이는 자기 엄마가 보람아파트 아이들 하고는 놀지도 말고, 짝하지도 말라고 했다면서 은혜의 얼굴 화상을 더 큰 이유로 하여 짝을 바꿔달라고 선생님께 떼를 쓴다. 서동은 집에 혼자서 있을 동생 걱정에 학교 급식을 안 먹고 점심시간마다 자리를 비웠다가 선생님께 꾸지람을 듣는다.

 

이 작품은 빈곤층 아이들이 많았던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했던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쓴 작품이다. 빈곤층 아이들을 대하는 다른 아이들의 모습, 그 학부모들의 모습, 그리고 선생님들의 모습이 다양하게 담겨있다.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학부모와 만나면서 가졌을 고민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늘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는 아이는 사랑이 부족하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눈을 크게 떠보면 <열평아이들>은 대부분 부모님이 안계시고, 계시더라도 돈벌이가 시원찮은 분들이기에 늘 어두운 얼굴을 하고, 성격이 괄괄하며, 친구들과 다툼이 잦다. 그러나 그런 아이들일수록 터놓고 말 못할 사정이 있고, 틀림없이 불행한 일을 겪고 있다. 때문에 그 아이들은 늘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의 사랑이 부족하다.

 

때문에 저자는 공부를 못하고, 얼굴이 못생겼다고, 집이 가난하다고, 혹시 그 아이가 나쁜 아이라고 해서 함께 지내지 못한다면 그런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넌지시 말해 준다.

 

<열평아이들>의 그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다른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멸시와 조롱을 받는다. 그러나 나눔의 미덕을 아는 소담이라는 아이도 있고, 그 아이들의 일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선생님이 가출했던 서동이를 데려오면서 따뜻한 정을 느낀다.

 

<열평아이들>은 참 좋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우리 아이는 소담이에 가까울까? 승칠이에 가까울까? 우리 엄마들은 소담이 엄마에 가까울까? 석칠이 엄마에 가까울까? 이 책은 우리가 가난한 이웃과 어떻게 어울려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 볼 여백을 남겨준다.

 

우리는 누구나 내가 경험한 세상 밖에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 못지  않게 책을 통한 경험도 소중하다. 아이들이 책 속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공감하면서 커야 나중에 어려운 일을 헤쳐 나갈 힘이 생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모두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해주는 책,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다정하게 말을 붙일 수 있게 하는 책, 얼어붙은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책. <열평아이들>은 그렇게  좋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미디어 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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