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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루는 사람은 아름답고 자유롭다

한국작가회의/오마이뉴스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9. 10. 2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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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루는 사람은 아름답고 자유롭다
[함께 읽고 싶은 책]황선미 <마당을 나온 암탉>
08.10.04 19:44 ㅣ최종 업데이트 08.10.04 19:44 박종국 (jongkuk600)

  
▲ 지난 9월에 읽은 동화책들 지난 한달 동안 읽었던 동화책들이다. <열평아이들> <완득이> <개구리 선생님의 비밀> <6학년 1반 구덕천> <경청> 등 그 의미가 새롭다.
ⓒ 박종국
동화

"삼촌, 요즘 어떤 책을 읽으세요?"

"응, 언제 왔냐? 많이 컸구나. 반갑다."

 

오랜만에 집에 놀러 온 조카가 만나자마자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근데 웬일인가, 중학생인 녀석은 여태까지 책과는 거의 담을 쌓고 지냈다. 대신에 컴퓨터 게임이라면 밥을 안 먹어도 잠을 덜 자도 불만이 없다. 그런데 대뜸 무슨 책을 읽고 있느냐고 묻는다.

 

"요즘은 주로 동화를 읽고 있어. 초중학생들이 즐겨 읽을 만한 책이지."

"어떤 책인데요? 저도 읽을 만한 책인가요?"

"그래, 최근에 나온 책이야. <완득이>, 참 재미있게 읽었어. 너도 읽어보련?"

"아, 그 책 말예요. 친구들이 읽고 있어 대충 알고 있어요."

"오늘은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었어."

"마당을 나온 암탉...구미가 당기네요."

"요즘 동화를 읽는 재미가 쏠쏠해. <마당을 나온 암탉>, 이 책은 알을 품어 병아리를 탄생시키겠다는 아주 작은 소망을 가진 암탉 '잎싹'의 이야기야. 잎싹은 암탉이 마당 앞 아카시아 잎사귀에 반해 자기가 지은 이름이지."

 

<마당을 나온 암탉>, 암탉이 암탉답게 살겠다는 이야기

 

  
▲ <마당을 나온 암탉> 황선미, 사계절 『마당을 나온 암탉』은 알을 품어 병아리의 탄생을 보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양계장을 나온 암탉 '잎싹'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삶과 죽음, 소망과 자유 등의 심오한 주제가 담긴 동화이다
ⓒ 박종국
암탉

잎싹은 다른 암탉들처럼 닭장에 갇혀 매일 주인이 주는 먹이나 먹고 알을 낳으며 살고 있지만, 다른 암탉들과는 다른 조금 특별한 암탉이지. 왜냐하면 잎싹은 다른 암탉들과는 달리 꿈이 있었기 때문이지. 알을 품어 병아리의 탄생을 보는 꿈이지.

 

잎싹이 양계장에 와서 알을 낳은 지도 일년이 넘었어. 하지만 알은 언제나 주인아줌마 차지였지. 그러나 잎싹은 더 이상 알을 낳을 수 없는 폐계가 되었어. 더 이상 양계장에 필요 없는 닭이 되어 버린 거야.

 

그래서 다른 닭들과 함께 구덩이에 버려졌는데, 전화위복으로 그렇게 원하던 닭장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어. 하지만 이내 족제비를 만나 목숨을 잃을 뻔 해. 잎싹은 그동안 부러워만 했던 마당친구들을 만나게 되어 좋았지만, 그들은 다시 양계장으로 돌아가라며 외면하지.

 

외톨이가 된 잎싹이는 너무도 원했던 마당이지만 그곳을 떠나. 얼마쯤 가서 숲 덤불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알을 발견한 잎싹은 혹여 알 임자가 나타날까 두려워하며 제 알인양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알을 품었어. 햐얀 오리를 족제비에게 잃은 나그네(잎싹의 친구 청둥오리다)는 알을 품는 잎싹을 위해 물고기도 물어다주며 온갖 정성을 다했어.

 

잎싹은 괴로운 마음이 들었지만 알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하지 않았어. 달이 점점 기울어지면서 나그네와 잎싹은 알이 깨어나기만을 바랐을 뿐이야. 그런데 '꽤애액' 짧고도 소름끼치는 비명을 지르며 나그네는 사냥꾼 족제비의 먹이가 되고 말았어.

 

잎싹은 가장 소중한 친구를 잃었지만, 그 순간 탄생을 보았어. 바로 아기가 태어난 거야. 연한 갈색 털을 가진 사랑스런 아기였지. 그러나 아기는 병아리가 아니었어. 아기의 발가락이 죄다 붙어있었어.

 

'아! 나그네와 하얀 오리의 아기인가 봐. 나그네가 알이 깨어나기만을 기다린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아'

 

그래도 잎싹은 아기엄마로 아기와 평생 함께 살기를 결심하지.

 

시간은 점점 흘러 아기는 잎싹보다 덩치도 커지고 머리도 초록색이 되었어. 잎싹은 아기에게 '초록머리'라 이름을 지어주었어. 초록머리는 다른 오리와는 달리 영특했어. 혼자 수영을 배우고 나는 법도 깨우쳤지. 하지만 초록머리는 행복하지 않았어. 엄마와 사는 것도 좋지만 청둥오리들과 무리지어 살고 싶어 했어.

 

"엄마는 나랑 다르게 생겼어. 그렇지만, 난 엄마를 사랑해"

 

초록머리는 파수꾼이 되어 무리들을 지키며 살게 되었어. 바람이 점점 거세지자 청둥오리들은 열을 맞춘 듯 날아올랐어.

 

잎싹은 초록머리를 보내며 "한 가지 소망이 있었지. 알을 품어서 병아리의 탄생을 보는 것! 그걸 이루었어. 고달프게 살았지만 참 행복하기도 했어. 소망 때문에 오늘까지 살았던 거야. 이제는 날아가고 싶어. 나도 너처럼 훨훨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라고

 

항상 자신과 초록머리를 노리던 족제비에게 자신을 잡아 굶주린 새끼들 배를 채우게 해 주라면서 잎싹은 행복한 죽음을 맞는다. 죽어가며 잎싹은 하늘을 날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어.

 

"어떠냐? 닭장에 갇힌 암탉 잎싹은 결코 이룰 수 없을 것 같던 꿈을 꾸고 마침내 닭장을 벗어나 숱한 고통을 겪으며 마침내 들판에서 족제비에게 죽임을 당하고 말아. 하지만 잎싹의 죽음은 비참하지 않았어. 꿈을 간직하고 살아서 아름다워질 수 있었기 때문이지. 그래서 당당해질 수 있었어. 꿈을 이룬다는 것은 기적이나 마찬가지야."

 

꿈을 간직한 사람은 언제나 세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책이네요."

"너도 꿈이 있지. 그렇단다. 누구나 어렸을 때 자기가 이루고픈 꿈을 갖게 마련이지. 그런데 그 꿈은 하나가 아니야. 몇 번이나 바뀌지. 꿈이 자주 바뀌는 것은 그만큼 세상에 대해 궁금한 게 많다는 거야.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았다는 증거야. 그래서 꿈을 간직한 사람은 언제나 세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어."

"삼촌 말씀을 듣고 보니 꿈을 갖는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겠어요."

"<마당을 나온 암탉>의 이야기 속에는 세 종류의 암탉이 있어. 첫째 철망에 갇힌 채 주는 대로 배부르게 먹고 품지도 못할 알을 낳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암탉, 마당에서 수탉과 병아리와 함께 만족스럽게 살면서 혹시나 누가 끼어들지나 않을까 싶어 전전긍긍하며 사는 암탉, 알을 품어 병아리를 탄생시키겠다는 소망을 굳게 간직하고 마침내 그것을 실천하는 암탉이야. 결국 그 많은 닭 중에서 소망을 갖고 있었던 암탉은 단 한 마리 잎싹뿐이었어"

"그랬군요. 잎싹이 대단해요. 저도 잎싹과 같이 꿈을 갖고 살아야겠어요."

"좋은 생각이다. 사람이 사는 이치도 이와 다르지 않아. 무슨 일이든 자기 의지로 꼭 이뤄내고 말겠다는 희망을 갖고 그 일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살아야 해."

"직접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는 삼촌의 말씀을 듣고 보니 지금 당장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책 제게 주세요."

"너무 서둘지 마. 책은 나중에 읽어도 늦지 않아. 얘야, 세상에 주인공이 되기 싫은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 주변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단지 겉멋만 들어서 무지개만 좇다가 결국에는 아무것도 다다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유명 연예인처럼 남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고 해서 주인공은 아냐.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 '미운 오리 새끼' 대접을 받더라도 자기 삶은 자기 뜻대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주인공이야. 잎싹이 바로 그런 사람이야."

 

누구나 꿈을 가진 사람은 아름답다

 

"우와, 오늘 괜히 책 이야기했다가 삼촌한테 인생교육을 받는 것 같네요. 헤헤."

"그런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냐. 이 책을 쓴 황선미 선생님은 '나는 소망을 간직한 삶과 자유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이 작품을 썼다고 밝히며, 어렸을 때부터 간직해 꿈에 얼마나 다가갔나를 생각해 보았다고 했어. 그런 의미에서 <마당을 나온 암탉>은 나이 가릴 것 없이 누구나 읽어도 좋은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야. 넌 어느 대목이 인상적이냐?"

"네, 자세한 것은 얘기할 수 없지만, 그냥 닭장 안에 살았으면 편하게 살 수도 있는데 양계장을 나온 암탉이 별로 얻은 것도 없는 데 암탉답게 살겠다는 의지가 부러워요. 그 대가가 다른 동물들의 따돌림과 외로움, 호시탐탐 자기를 노리는 족제비의 위협 앞에서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겪었는데도 말에요."

"잘 짚었다. 바로 그거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단순하게 기이한 생각을 가진 암탉 이야기가 아니야. 그것은 세상을 어떻게, 왜 살아야 하는가 하는 삶에 대한 진정한 질문과 반성이야."

"저희 담임선생님께서도 그렇게 말씀 하셨어요. 중학생이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한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요. 생각을 많이 하는 것보다 생각을 깊게 하라고 했어요. 사전 지식을 충분히 얻었으니까 이 책 꼼꼼히 읽어봐야겠어요."

"좋은 생각이다. 곁가지가 많은 것보다 하나를 생각하더라도 신중해야 돼. 삼촌이 생각하기에 <마당을 나온 암탉>은 나이가 많고 적건 간에 자기 삶에 대한 생각을 좀 더 깊게 가다듬고, 또 다른 삶을 찾아보게 하는 동화다. 암탉으로서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잎싹이 생각하고 결정하고 실천했듯이, 인간으로서 내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를 던져주고 있어."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미디어 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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