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에 먹는 양푼이 비빔밥. 여름철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음식이 어디 있을까. 커다란 양푼에 열무김치와 고추장을 넣고 참기름을 두르고 계란프라이를 살짝 올려 쓱쓱 비벼먹는 양푼이 비빔밥. 양푼이 비빔밥을 떠올리면 옛날 고향에서 온 가족이 평상에 삥 둘러앉아 숟가락 달그락거리며 먹었던 아련한 추억의 한 페이지가 열린다.
실내가 편안하고 느낌이 좋다. 아주머니 일행이 식사를 마치고 우르르 나온다. 제법 손님이 많다. 광주 북구에서 찾은 양푼이 비빔밥집 '대감'의 풍경이다. 천정에는 서까래 나무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황토로 바른 벽면에는 잘게 썰어 넣은 볏짚이 여기저기 보인다. 한자가 빼곡한 한지 벽지가 푸근함으로 다가온다.
양푼이 비빔밥을 주문하니 먼저 밑반찬이 선보인다. 볶은 가지와 부추를 함께 무친 부추가지무침과 알싸한 도라지무침이 입맛을 돋운다. 도라지무침의 아삭한 식감이 좋다. 비빔밥이 노란 찌그러진 양푼에 담겨 나오길 내심 기대했는데 단정한 은색의 양푼에 담겨 나왔다.
▲ 톡,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노란 계란프라이가 어서 비벼 달라 애원하는 듯 하다.
ⓒ 조찬현
▲ 아삭한 식감의 도라지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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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푼이 비빔밥 3종세트
ⓒ 조찬현
톡,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노란 계란프라이가 어서 비벼 달라 애원하는 듯하다. 공기 밥그릇을 들고 몇 번 흔들어 양푼에 넣는다. 여기서 잠깐. 재료를 살펴보자. 콩나물, 오이, 고사리, 무채, 다진 고기, 고추장 양념 듬뿍, 상추가 들어 있다.
다진 고기는 돼지고기를 갈아 갖은 양념을 한 후 팬에 볶아낸 것이다. 왼손으로 비비고 오른손으로 비비고 쓱쓱 비벼 한입 떠먹으니 고향생각이 절로 난다. 된장국의 구수함은 맛을 배가시켜준다.
낯선 지역에서 식당을 어디로 갈까. 망설일 때는 일단 사람이 많은 집, 특히 내부의 손님들이 가족 단위나 아주머니들이 많이 있는 집이면 이 집의 음식은 믿어도 된다.
음식을 하나하나 맛보고 살피다 오늘도 식은 밥이다. 그래도 맛있다. 아참, 음식 가격은 1인분에 4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