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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투나잇 폐지된 날, 제작진·시청자 모두 울었다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8. 11. 1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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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투나잇 폐지된 날, 제작진·시청자 모두 울었다
13일 마지막 방송으로 5년 보도 마침표, 제작진 울분…"이날 잊지 않겠다"
 
이석주
사실상 뉴스보도 형식의 일일 시사프로그램으로는 유일하게 지난 5년 간 자본과 정치권력에 대한 비판적 보도로 호평을 받았던 KBS 2TV <시사투나잇>이 13일 방송 분을 끝으로 시청자들과 이별을 고했다.
 
지난 2003년 11월 3일 첫 방송 이후 984회로 막을 내리게 된 것이며, 이병순 KBS사장 취임 이후로 본다면 약 3개월, 한나라당 추천 권혁부 KBS이사의 이른바 '시투 정리' 발언 이후 2개월 만에 방송 폐지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사회적 약자 대변' 시투, 마지막 방송…"시투는 공영방송 프로그램의 가치"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시사투나잇>은 정치사회적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이해당사자들과의 심층 인터뷰 등 그간 일반 뉴스에서 접하지 못한 보도형식과 내용으로 시청자들과 언론단체로 부터 호평을 받아왔다.
 
무엇보다 비정규직 노동자, 외국인 근로자, 저소득층 가정 등 소외된 이웃과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가 하면, 그간 사회성역으로 여겨졌던 정치자본 권력에 맞서 비판적 목소리를 높여왔다.
 
▲ 마지막 방송 직후 진행자인 박사임 아나운서는 끝내 눈물을 흘렸다.     © <시사IN> 고재열 기자 블로그 '독설닷컴'

이날 마지막 방송에서 강희중 앵커는 "'시사투나잇'은 소외된 이웃을 취재했고 자본과 정치 권력을 비판해왔다. 이는 누군가는 이야기했어야 할 주제였다"며 "공영방송 시사프로그램 가치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솔직히 카메라 뒤에서 제작을 하다가 카메라 앞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어두운 구석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희망과 고통을 느끼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이어 "흔히 언론은 사회의 창이라고 한다. '시사투나잇'은 막을 내리지만 우리 언론이 건강한 창이 될 수 있도록 시청자가 응원해주시기 바란다"며 방송 폐지에 대한 '언론장악' 논란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예고됐던 프로그램 폐지…이병순 취임 이후 본격화, 가을개편에서 확정
 
<시사투나잇>에 호평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한나라당이 꾸준히 제기했던 '편향성' 논란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더욱 심화됐고, 급기야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 프로그램 폐지설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반 정부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지난 9월 방송의 날 기념식 당시, 권혁부 이사가 "시사투나잇은 대선후보 시절 부터 이명박 대통령을 계속 비판했다. 정리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KBS 사원행동의 특보를 통해 공개되면서 시투 폐지설은 사실상 기정사실화 되기도 했다.
 
이후 권혁부 이사는 그러한 발언을 한적이 없다며 전면 부인에 나섰고, KBS도 내외부반발 등을 의식해 폐지론에 직접 대응을 삼가했으나, 결국 KBS 가을 개편을 통해 오는 17일 부터 방송되는 <시사 360>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PD-작가 '눈물'…누리꾼들 "이들의 눈물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이런가운데, 13일 저녁 <시사투나잇> 제작진들은 프로그램 부조정실에서 마지막 방송을 지켜보며 방송 폐지에 대한 아쉬움을 눈물로 달랬다. 현재 이러한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포털과 누리꾼들 블로그에 게재되면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마지막 방송에서 제작진은 지난 5년 간의 발자취와 취재현장에서 사회적 약자들과 눈높이를 맞춘 PD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마지막 자막이 올라가는 동안, 미국 헤비메탈 그룹 Guns N' Roses의 'November Rain'을 통해 방송폐지에 따른 울분을 대신했다.
 

 
동영상에서 프로그램 진행자인 박사임 아나운서는 방송을 마친 뒤 눈물을 흘렸고, 이를 송재헌 CP가 달랬다. 부조정실에 있던 작가들과 PD들 역시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동료들과 어깨를 감쌌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시사투나잇> 폐지에 따른 아쉬움을 달래며 방송 복구를 강하게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논란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디 '시투 시즌 2를 기다리며'는 "시투는 끝났지만 시투의 정신은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라며 "언젠가는 우리 앞에 시투 시즌2가 올 것이라 믿는다. 시투의 모든 분들 감사드리고 당신들을 기억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달랬다.
 
'공정방송 사망선고'는 "결국 이런 결과를 내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은 이병순 사장을 낙하산으로 내정했느냐"며 "공정 방송은 죽었다. 하지만 시청자들과 국민들은 시투 제작진들의 눈물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시사투나잇' 후속은 김경란 아나운서가 단독 MC를 맡아 진행하는 '시사 360'이며 17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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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사회부 기자
 
2008/11/14 [16:0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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