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한창 신체근육이 발달하여 움직임이 많다. 그만큼 뒤척임도 많고 사사로운 장난이 심하다. 그렇다고 그런 아이들의 행동이 그렇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 나이에 당연한 행동양식이다. 건강한 아이들일수록 행동반경이 크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보면 그러한 행동은 당연하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티 없이 맑고 순진한 아이들의 말버릇은 여간한 문젯거리가 아니다. 거치고 흰소리, 상스럽고 저속한 말들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온다. 무시로 만나는 아이들의 말품이 너무 거칠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전혀 없다. 그저 자기 편한대로 아무렇게나 내뱉어버리기 십상이다. 아이들 입에서 시궁창쓰레기 같은 말들이 연이어진다는 것은 문제다.
아이들은 그러한 말버릇을 어디서 배웠을까. 따져 생각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도 인터넷 바다에서 아무렇게나 받아들인 말버릇이다. 때문에 말버릇이 거칠 뿐만 아니라 축약도 심하다. 아이들은 바르고 고운 말을 익혀야한다. 그런데도 무차별적인 저속 언어의 남발은 결국 아이들의 심성을 헤칠 뿐이다.
저속 언어의 남발은 결국 아이들의 심성을 헤쳐
세 살 버릇 여든 간다. 때문에 말추렴과 말치레만을 경계 삼을 것이 아니라 말을 하는 격식이나 품위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이 곱다. 상대방에게 친절하게 대하면 남도 나에게 절친하게 대해준다. 여러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의 경우 대부분이 말버릇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하여 그런 아이들은 자충수 두듯이 개밥에 도토리 신세를 면치 못한다. 남의 일에 곶감 놓아라 대추 놓아라고 쓸데없이 이러쿵저러쿵 말참견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다 된 농사에 낫 들고 덤비는 말치레는 여간 볼썽사나운 일이 아니다. 서잘 데 없이 덤비는 말버릇은 차라리 입 닫는 게 낫다.
가루는 빻을수록 고와지고 말은 내뱉을수록 거칠어진다고 했다. 분명한 것은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나 교양 정도를 갈음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심성이 고아한 사람의 입에서는 향긋하고 부드러운 말이 도드라지고, 마음씨가 너저분한 사람에게서는 퀴퀴하고 거친 말들이 줄을 잇는다.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사용하는 말버릇을 지켜보면 평소 어른들이 쓰는 말이 많다. 흔히 가정에서 부모들의 여과 없는 말, 정선되지 못한 말들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내면화된 결과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법이다.
아이들은 어른의 삶을 반추해보는 거울
심성이 단아한 어른들은 거친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좋은 말, 아름다운 말, 향기가 있는 말을 사용하는 부모 밑에서 말버릇이 거친 아이가 자라지 않는다. 그의 마음속에는 남을 사랑하는 고운 빛깔의 말들이 가득 채워져 있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한글날을 맞은 오늘 아이들과 다짐을 했다. 친구들과 다 다름을 인정하고, 입장과 처지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지지할 수 있는 말을 즐겨 사용하자고. 모두가 동의했다. 머잖아 우리 아이들의 말버릇이 깨끔할 것이다. 조그만 것부터 하나하나 예쁘게 챙겨나갈 테니까. 날마다 곱게 양념한 예쁜 말을 쓰는 아이들의 웃음꽃이 만발하는 교실, 아름다운 말들이 쉼 없이 쏟아지는 교실을 생각해 보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아이들은 어른의 삶을 반추해보는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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