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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정치 외압 없다"…

세상사는얘기/삶부추기는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9. 10. 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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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정치 외압 없다"…누리꾼 "엄기영 정말 실망"
입장 밝힌 손석희 "<100분토론> 하차" 발표…누리꾼, 아쉬움-답답함 토로
 
취재부

MBC <100분토론> 진행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자신을 둘러싼 하차설에 대해 22일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없다"고 말했으나, "이 글은 마지막 인사차 올리는 글"이라며 해당 프로그램 하차 사실을 공식화했다.
 
"어떤 정치적 배경도 없다, 행간의 의미 찾을 필요도 없다"
 
손 교수는 이날 오후 <100분토론> 시청자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리고, "제가 상황을 다 아는 것은 아닙니다만, 회사측도 어느 쪽으로든 결정을 내리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들었다"며 "이제는 제가 입장을 좀 정리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운을뗐다.
 
이어 "이미 저의 퇴진 문제가 공론화된 마당에 모두에게 부담만 드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혹 제가 '100분토론'에 남게 되더라도 이 상황에서는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질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자진하차 의사를 밝혔다.
 

▲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22일 MBC <100분토론> 게시판을 통해 사실상의 고별인사를 전했다.     © MBC


손 교수는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정치적 외압' 의혹과 관련, "어떤 정치적 배경도 없으며, 행간의 의미를 찾으실 필요도 없다"고 못박았다.
 
또 "일부에선 저의 퇴진 문제를 논하면서, 편향된 면은 있었지만 퇴진시키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걸 봤다"며 "물론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만, 자칫 이것은 인상비평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손 교수는 "제가 실제로 그랬다면 '100분토론'이 오늘날 대표적 토론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토론진행자로서 허물이 없을 순 없겠지만 8년을 진행하고 물러나면서 가질 수 있는 이 정도의 자부심은 허락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저는 저의 퇴진문제가 프로그램의 새로운 출발과 연관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런 뜻에서 저의 퇴진문제로 더 이상의 논란은 없었으면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향후 방송계획과 관련, "남는 시간은 학업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좀 더 매진하는 데에 쓰겠다"라며 "그 동안 새벽 두시가 돼서야 끝나는 프로그램을 시청해주시느라 함께 고생하신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손 교수가 이날 사실상의 '고별 인사'를 전함에 따라 <100분토론> 진행자 교체설은 사실로 확인됐으며, 지난 8년 여 간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손 교수는 다음달 19일 마지막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누리꾼 "MBC 득실 계산했을때 얼마나 많은 손실 가져다 줄지"
 
한편 손 교수의 하차 소식이 <100분토론> 게시판을 통해 전해지자, 다수의 누리꾼들은 안타가운 심정을 드러내는가 하면, 일부는 답답함을 호소하며 MBC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게시판에 글을 올린 '정회택'은 "훌륭한 진행자를 잃고 싶지 않은 시청자로서 너무하다 싶을 뿐"이라며 "(엄기영) 사장님 이하 이사들은 이러는게 MBC의 득실을 계산했을때 얼마나 많은 손실을 가져다 주는지 정말 모르시냐"고 아쉬움을 달랬다.
 
'이용우'는 특히 '▶◀' 리본을 댓글 제목에 달고 "결국 (오늘 방송은) 결방이다. 이런 짜여진 각본과 수순대로 흘러가고 있다. 손석희 진행자는 마지막 보루였다"고 밝혔다.
 
<100분토론> 제작진은 이날 "'200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방송 관계로 결방이다.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린다"고 공지했다.
 
'허준'은 "강호동 없는 무릎팍 도사, 유재석 없는 무한도전, 손석희 없는 100분 토론은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며 "엄기영 사장이 끝까지 지켜주리라 믿었는데, 손 교수의 퇴출로 실망했다"고 토로했다.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의 글 전문
 
'100분토론'을 사랑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손석희입니다.
 
제가 '100분토론'을 두 번 진행한 후인 지난 2002년 1월 26일에 이 게시판에 처음으로 인사차 글을 올린 후 7년 10개월 만에 두 번째 글을 올립니다.
 
제 거취문제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 열흘 가까이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걱정도 해주셨고 격려도 많이 받았습니다. 또한 진심으로 저를 아껴주시는 차원에서 조언도 많이 주셨습니다. 물론 저의 퇴진 문제와 관련해서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없습니다. 제가 상황을 다 아는 것은 아닙니다만, 회사측도 어느 쪽으로든 결정을 내리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들었습니다. 보도된 것처럼 제 문제는 노사관계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제가 입장을 좀 정리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물론 회사측의 결정에 따른다고 말한 적은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퇴진이 결정된다는 전제하에 말씀드렸던 것입니다.
 
결국 이 글은 마지막 인사차 올리는 글입니다. 이미 저의 퇴진 문제가 공론화된 마당에 모두에게 부담만 드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혹 제가 '100분토론'에 남게 되더라도 이 상황에서는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질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가 드리는 말씀을 그대로만 받아들여주셨으면 합니다. 어떤 정치적 배경도 없으며, 행간의 의미를 찾으실 필요도 없습니다.
 
7년 10개월 전에 제가 이 게시판에 올린 첫 글에 "저는 어떠한 정치적 당파성으로부터도 자유롭습니다."라고 썼습니다. 저는 지난 8년 가까운 시간 동안 '100분토론'을 진행하면서 이 약속을 크게 어긴 적은 없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부에선 저의 퇴진 문제를 논하면서, 편향된 면은 있었지만 퇴진시키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걸 봤습니다. 물론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만, 자칫 이것은 인상비평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가 실제로 그랬다면 '100분토론'이 오늘날 대표적 토론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토론진행자로서 허물이 없을 순 없겠지만 8년을 진행하고 물러나면서 가질 수 있는 이 정도의 자부심은 허락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저의 퇴진문제가 프로그램의 새로운 출발과 연관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런 뜻에서 저의 퇴진문제로 더 이상의 논란은 없었으면 합니다.
 
사실 지난 8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일주일에 하루씩은 거의 밤을 새워야 했습니다. 이제는 밤샘에서 해방됩니다. 일주일에 세 번씩 했던 회의에서도 벗어나게 됩니다. 남는 시간은 학업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좀 더 매진하는 데에 쓰겠습니다. 그 동안 새벽 두시가 돼서야 끝나는 프로그램을 시청해주시느라 함께 고생하신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잊지 않겠습니다. 동시에 저나 '100분토론'을 아프게 비판해주신 분들께도 특별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한 비판 덕분에 또한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개편때까지 이제 저의 진행은 네 번 정도 남았습니다. 11월 26일부터는 새로운 진행자와 함께 한 단계 더 도약하는 '100분토론'을 저도 시청자가 되어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겠습니다.



기사입력: 2009/10/22 [15:31]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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