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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한 박진주 주례사/신랑 김 한 편지글

한국작가회의/문학행사공모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9. 10. 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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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례 사

김 한 박진주 부부에게


(전략) 오늘 주례를 맡은 저는, 신랑 김한 군과 1989년 스승과 제자로 만나 지금까지 소중한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믿음 때문입니다. 서른과 마흔 후반을 살면서 우리는 우리에게 맞는 사랑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늘 입고 다니는 옷가지처럼 편안함을 주는 사람으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배려하며, 베풂이 큰 사랑을 부시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김한 군이 빚은 사랑은 신부 박진주 양을 아내로 맞이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렇기에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주례사보다는 새로운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부부와 동행하며, 무엇보다도 ‘소중한 사랑’에 관해서 얘기하렵니다.

 


 

사랑은 관심입니다. 사랑하면서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관심을 가지면 보입니다. 서로 동등하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해하게 됩니다. 흔히 남편이 아내에게 “그 옷은 어울리지 않는다.”, “머리 모양은 누구처럼 하면 더 예쁘겠는데”, “음식을 좀더 싱겁게 하면 좋겠는데”라고 다그칠 때면 “내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어? 그러면 당신 마음에 드는 여자와 살지 그래.”하고 토라집니다. 간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래라 저래라 간섭한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는 나에게 그 만큼 사랑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관심은 사랑의 표현입니다. 사랑하는 것은 서로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입니다.   

 


 

주례는 김한 박진주 부부의 변함없는 사랑을 믿습니다. 신랑 김한 군, 신부 박진주 양 그 사랑을 약속할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신랑신부는 돌아서서 오늘 두 분의 결혼식을 축하해 주기 위해 참석해 주신 하객 여러분 앞에서 당당하게 밝혀 보세요.

 


 

그렇습니다. 애써 사랑해야합니다. 부부로 살면서 내가 상대방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은 내가 먼저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내가 상대방으로부터 미움을 받는 것은 내가 상대방을 미워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물을 붓고 펌프질을 해야 물이 나오는 것처럼, 사랑을 할 때도 상대방에게 먼저 사랑을 주어야 상대방도 나를 사랑해 주는 것입니다. 부부간의 사랑도 마찬가집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너무 사랑에 인색합니다. 그 이유는, 자신이 먼저 상대방을 사랑하기보다는 상대방이 먼저 자기를 사랑해 주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끊임없는 쟁취라는 말이 있듯이 먼저 사랑하는 것이 좋은 사랑을 얻을 수 있는 비결입니다.

 


 

신랑 신부에게 다짐 하나합니다.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에게 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같다면 사랑을 받고 주는 것 또한 의미 있고 즐거운 일입니다. 자신이 사랑하고픈 사람에게 진실한 사랑을 베푼다는 것은 사랑을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한 일입니다. 또한 사랑은 상대방의 영혼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원동력이며, 굳게 닫힌 상대방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유일한 열쇠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아내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다면 내가 먼저 사랑을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신이 사랑하고픈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즐겁고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대가를 받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닙니다. 세상 일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사랑만 있으면 삽니다. 부부는 그렇게 살아야합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개성이 있고, 그에 따라 똑같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평생을 부부로 살면서 남편과 아내의 존재에 대해서 “누구는 이런데 너는 왜 그 모양이나”고 비교하듯 비판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이며 모독입니다. 결과는 뻔합니다. 결코 주워 담을 수 없는 물이 되고 쌀이 됩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서둘러 비판하기에 앞서 그 사람의 개성을 존중해 주어야 하고, 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인정해 주어야합니다. 그렇기에 올바른 삶을 사는 부부는 각자가 옳다고 생각되는 일에 노력을 하여 서로 발전하며 살아야합니다. 끊임없이 자기 계발에 힘써야합니다.



 

이제 김한 박진주 부부는 하객 여러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맙고 소중한 사람들이 많은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아름답게 살아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보이지 않는 줄로 맺어져 있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야 합니다. 그러니 양가 집안어른은 물론, 모든 사람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삿된 일로 남과 담을 쌓을 것이 아니라 자기와 남을 연결시키는 최상의 삶을 살아야합니다. 덧붙여 슬플 때 같이 슬퍼해 주고, 기쁠 때 같이 축배를 들며, 외로울 때 동반자가 되어 주면서 평소에 상대방에게 관심과 사랑을 베풀기 바랍니다.

 

                                                    2006년 11월 26일 일요일

                                                   김한 박진주 새내기 부부의 주례 박종국 

 



 주례 박종국 선생님은

진주교육대학교와 창원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였고,

민족작가회의 경남작가회의 회원 이사로,

객토문학동인, 창녕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 출간하였고,

현재, 창녕 영산초등학교에서 6학년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

 

결혼식이 있는 아침입니다. 선생님은 밤새 편히 주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축하해주는 가족 친지들과 새벽까지 술자리를 했지만 그리 피곤하지 않는 이유가 긴장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선생님을 처음 만난 때가 벌써 18년 전입니다. 강산을 두 번 바꿔낸 어마어마한 시간입니다.

그 시간 속에서 우리 장생포 친구들을 잊지 않으시고 한결같이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주신 그 마음씨에 사람 사람의 본보기라 믿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선생님을 저희 결혼식에서 중요한 분으로, 저희를 더 단단히 묶어 세워주실 분으로 모시게 되어 너무나 기쁩니다. 어린 시절엔 난사람보단 된사람이 되라 가르쳐 주시고 몸소 참교육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무턱대고 전화 한 통 해서 주례를 부탁드렸습니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결혼 준비가 잘 되어가고 있는지 먼저 전화를 주시고 결혼식 진행에서부터 경환이에게 사람 챙길 생각까지 누구보다도 신경을 써 주셔서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누가 그랬습니다. 착하기 살기는 쉬워도 올바르게 살기는 무척 어렵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올바르게 사는 것이 저희 삶에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또한 그렇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선생님이 이 글을 읽으실 때 쯤이면 선생님이 소중히 준비해 주신 결혼식이 끝나고 저희가 부부가 되었을 때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 창녕 돌아가시는 길 지켜봐주지 못해서 아쉽고 죄송합니다. 함께 온 창녕 제자분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씀 전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더욱 왕성한 활동을 기대합니다. ^^

선생님 사랑합니다.

 

2006년 11월 26일

제자 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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