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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유엔 문화다양성 협약 위배할 수 있다

세상사는얘기/명상사색명언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1. 11. 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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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유엔 문화다양성 협약 위배할 수 있다 
 
[시론] 문화다양성 훼손, 한-EU FTA 흐름보며 비준해도 늦지 않아
 
김철관   
 
한미자유무역협정(한미FTA) 비준 문제로 여야가 대치국면에 있다. 국회 앞에서는 한미FTA 비준 반대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야당도 졸속처리에 반대하면 국회 외통위원회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투자자국가소송제(ISD)가 가장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상식적인 문제들도 일반 국민들을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한미FTA 국회 비준이 되면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말처럼 자유스러운 교역 속에서 우리나라가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과연 미래를 예측할 때 장밋빛 희망을 가져 올 수 있을까. 단연코 좀 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 봐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미래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EU간 자유무역협정이 국회 비준됐다. 

▲ 지난 5일 미국의회 한미-FTA 비준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사회단체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농성을 하고 있는 모습.     © 김철관
이제 유럽공동체와의 자유무역협정 발효로 교역이 진행되는 사항 속에서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 수정할 것은 과감히 수정해 미국과의 FTA를 처리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을 듯하다. 많은 시간이 아니라 약 1년 정도만 지켜보아도 답이 나올 듯하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당은 연일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야당의 반대가 만만치 않는데도 한미FTA 비준 처리에만 몰두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미국 오바마 정부는 한미FTA 비준이 자국에 이익이 되기 때문에 의회를 통해 신속히 처리했다. 한국과의 자유무역으로 손해 볼 미국이 아니기 때문에 의회의 동의가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미국의 장기경제 침체가 이어질 공산이 크고 미국의 재정 적자 또한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은 수출 외에는 경제 회복과 재정적자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없다.

한미FTA가 국회 비준으로 발효되면 미국의 국내 수출은 증가할 것이고 한국의 미국 수출은 둔화될 것이다. 한미FTA의 함정은 여기에 있다. 미국 오바마 정부와 의회가 한미FTA를 신속히 처리 한 것도 자국의 이익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자국의 이익이 되지 않은 자유무역협정을 신속히 처리할 미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세계적 경쟁을 갖춘 국내 일부 대기업들은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신소재, 바이오 등 국내 중소 개발기업들은 미국 기업과 경쟁력을 갖추기가 힘들 것임이 분명하다. 특히 과거 역사를 보더라도 선진국과의 무역으로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 등이 이익을 본 사례는 별로 없다.

만약 한미FTA 비준돼 발효되면 한국에 미국의 재벌 기업들이 많은 투자자를 할 것이고, 문제가 있어 정부와 국회가 제동을 걸 법을 마련한다 해도 자국 내 법보다 우선한 한미FTA 조항에 투자자국제소권이 명기돼 있는 이상, 이를 침범하는 자국 내 어떤 법도 만들 수 없게 됐다. 한마디로 투자자들의 사적이익 때문에 공적이익이 침해 받을 수 있을 개연성이 분명 상존해 있다. 투자자 제소에 대해 판정을 내리는 곳이 공적 중재위원회가 아니라 사적으로 만들어진 중재위원회이기 때문에 공익 침해의 문제가 심각할 수도 있다. 바로 투자자국가제소권(ISD)을 재협상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부분이다.

지난 2008년 광우병 쇠고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촛불시위로 인해 정부가 재협상을 했듯이, 투자자국가제소권 등 일부 독소조항에 대해서는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하필 다자간의 무역협정인 WTO를 통해 무역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굳이 미국이 여타 나라와도 체결하지 않은 자유무역투자협정을 우리나라와 체결하려고 하는 이유가 뻔하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이다.

특히 지난 2005년 10월 유네스코 총회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반대 속에서 148개 국가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한 ‘유네스코 문화다양성협약’은 지난 2007년 3월 발효됐다. 무역과 통상이 지배하는 신자유주의에 맞서 문화다양성을 증진하고자 하는 다자간 조약이다.

당시 우리나라도 찬성을 표했지만 미국의 눈치로 국회 비준을 미루다 지난 2월 25일 국회비준이 이루어졌다. 그것도 문화다양성을 존중하는 유럽공동체와 투자협정 협상 조건 중 하나가 ‘문화다양성협약’ 비준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비준을 한 것이었다. 한마디로 정부는 한-EU자유무역협정의 걸림돌을 제거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문화다양성 국회 비준이 중요한 이슈였는데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 때문인지 주무부처인 외교통상부, 문화체육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등은 보도자료나 성명서 하나 내지 않았다. 정부가 한미FTA 비준을 앞두고 있는 사항에서 문화다양성협약 내용들이 알려지면 한미FTA 비준이 힘들 것이라는 포석이 깔려 있는 듯하다.

다행히도 문화다양성 협약이 한미-FTA이보다 먼저 국회 비준이 이루어짐으로서 한미FTA를 비준할 때 국회는 문화다양성협약의 저촉 문제에 대해서도 심각히 고려해야만 하는 상황에 와 있다. ‘인권선언’같은 유엔의 조약인 문화다양성협약은 일국가의 문화산업의 독점과 그에 따른 문화 획일화에 맞서 주권국의 문화정책 수립, 집행의 자주권을 국제법으로 보장하기위한 국제다자간조약이다.

지난 2006년 스크린쿼터를 한미FTA 협상과정에서 73일로 축소했다. 하지만 한-EU FTA로 인해 문화다양성협약을 비준했다. 한미FTA 때문에 스크린쿼터를 축소했지만 우습게도 한-EU FTA 때문에 스크린쿼터, 방송쿼터, 공공방송 등을 보호할 수 있는 문화다양성협약을 비준한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한미FTA 국회 비준도 문화다양성협약을 중심에 두고 생각해봐야할 문제들이 상존해 있다.

한미 FTA가 진행되는 동안 문화산업 보호육성 정책을 자국의 문화주권으로 해석하는 '유네스코 문화다양성협약'을 비준한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한미 FTA보다 상위 범주인 문화다양성 협약을 비준해놓고 이 협약에 반하는 한미 FTA를 비준한다는 자체가 난센스라는 문화연대, 스크린쿼터문화연대 등의 주장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만약 한미 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비준안을 유엔의 문화다양성협약 분쟁조정위원회에 제소할 수도 있어, 세계적 논란으로 부각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칫 하면 한미FTA를 강력 추진한 정부와 여당이 망신을 당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만약 유엔에 제소가 되면 문화다양성협약 비준을 전제조건으로 한-EU FTA를 체결한 당사자인 EU와의 마찰도 우려된다. 바로 좀 더 시간을 두고 한미FTA를 비준해야할 또 하나의 이유인 셈이다.
기사입력: 2011/11/08 [12:07]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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