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팔지 않는다
작은 시골 마을 세 식구가 어렵게 사는데 걱정거리가 생겼다.
다섯 살 막내가 가난한 형편으로 치료 한번 받지 못하고 병이 깊어져 가기만 했다. 엄마는 아무런 도리가 없어 앓는 아이의 머리만 쓸어 줄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기적만이 동생을 살린다는 엄마의 간절한 기도를 듣었다.
"기적이라도 생겼으면..., 제발!"
다음 날 아침 소년은 엄마 몰래 저금통을 가지고 나왔다.
모두 7천6백원. 소년은 그 돈을 들고 십 리 길을 달려 시내에 약국으로 갔다.
"아이고 얘야, 숨 넘어갈라, 그래 무슨 약을 줄까?"
숨이 차서 말도 못하고 가쁜 숨만 헉헉 몰아쉬는 소년에게 약사가 다가와 물었다.
"저, 저기 도~동생이 아픈데 '기적'이 생겨야 낫는데요."
"이걸 어쩌나, 여기는 기적이란 걸 팔지 않는단다."
그 모습을 처음부터 지켜보던 옆의 신사가 물었다.
"꼬마야, 네 동생한테 어떤 기적이 필요하지?"
"어, 나도 몰라요. 수술해야 하는데 돈은 없고 기적을 만나면 살린대요. 그래서 기적을 사야 하는데."
신사는 7천6백 원으로 기적을 사겠다는 소년의 집으로 갔다.
그리고 소년의 동생을 진찰한 뒤 병원으로 옮겨 수술까지 해 주었다.
약사의 동생인 그는 큰 병원의 유명한 의사였다.
수술이 무사히 끝나고 소년의 엄마가 수술비용을 물었을 때 그 의사가 말했다.
"수술비용은 7천6백 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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