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회원 여러분께
가을이 성큼 이마에 와 닿을 것 같은 때에 모두 건강하신지요?
한국작가회의는 지난 10년간 때로는 노골적으로 때로는 보이지 않는 탄압을 받으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재작년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지금도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안타까운 일들은 이것이 과연 현실인가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회원 여러분들뿐 아니라 온 국민이 힘겹게 시간을 견디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창립에서부터 민족문학작가회의를 거쳐 한국작가회의에 이르기까지 40여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시간의 두께만큼 작가회의도 많이 성장하였으나 선후배 간에 나이의 격차도 생기고 회원 수도 증가하면서 서로 얼굴을 모르는 회원들도 많아졌습니다. 소수의 인원으로 시작한 작가회의가 이제 전국에 12개 지회와 11개 지부를 두게 되어 선후배 간, 지역 간, 장르 간 소통이 어렵다는 의견에 따라 한국작가회의는 소통위원회를 만들고 부족하나마 제가 소통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위원장을 맡으며 제가 하고 싶은 일은 보다 활력이 넘치는 작가회의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많은 단체들의 고민 중 하나는 젊은 세대들이 단체에 가입하지 않거나 가입하더라도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젊은 세대들의 개인주의적 성향도 작용하겠지만 한국사회에서 젊은 세대들이 지금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는지 반증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행히 작가회의에는 아직도 젊고 열성적인 후배들이 들어와 궂은 살림을 도우며 작가회의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예술가에 대한 검열이 부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는 이런 후배들이 자랑스럽고 동시에 걱정도 됩니다. 그래서 후배 작가들을 격려해주는 차원에서 <내일의 한국작가상>을 제정해 상을 주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있어 회원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젊은작가포럼에서는 매년 선배작가들에게 <아름다운작가상>을 제정해 시상을 하고 있습니다. 상금이 없는 상이라 더욱 가치 있고 귀한 상인데 선배들이 받고만 있을 수 없어 후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돌려주고자 합니다.
선배들이 받는 상은 상금이 없지만 후배들에게는 선배들의 성의를 보여주고 싶어 선배작가들과 후배작가들을 사랑하는 분(만 40세 이상)들의 후원을 받아 매년 상금 1천만 원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선배작가 100명이 10만원씩 모으면 1천만 원이 됩니다. 올해 9월 말까지 시집, 소설, 아동문학, 르포, 희곡집을 발간한 40세 미만의 작가 두 명을 선정해 <내일의 한국작가상>이라는 이름으로 각각 상금 5백만 원씩을 줄 계획입니다. 이 상은 젊은 작가들에게 큰 격려가 되고 생활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후원에 참여하시고 싶은 회원들은 <우리은행 1005-002-494599 (사)한국작가회의> 계좌로 입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구좌 당 10만 원입니다. 복수 구좌도 가능합니다. 후원 마감은 10월 31일입니다. 마음 나고 형편 닿는 대로 편하게 하시면 됩니다.
시상식은 젊은작가포럼의 아름다운작가상 시상식과 함께할 계획입니다. 노소동락의 멋진 축제의 자리를 마련하고 한 판 멋들어진 시간을 가질 생각입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다음 기회에 연락드리겠습니다.
어느 문학행사에 참여할 때의 일입니다. “작가회의는 요즘 젊은 사람들 많이 들어오네.” 라는 말을 해서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 60대 회원들이었습니다. 그분들에게는 저희 60대 회원들도 젊어 보인다는 것이 부러웠던 모양입니다.
늘 어린이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부당한 세상과, 자기 자신과도 늘 싸우며 살아가는 것이 예술가들입니다. 현실의 장벽에 무력감마저 들지만 고난은 또 다른 창작의 산물로 이어질 것이라 믿으며 회원 여러분들 모두 힘내시길 기원합니다. 아울러 소통위원회는 지역 간, 장르 간 소통도 힘닿는 데까지 길을 찾아 나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9월 26일
한국작가회의 소통위원회 위원장 안도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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