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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사랑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7. 9. 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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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사랑

박 종 국

아이는 어떤 일을 할 때 미적댄다. 그러면 좀 느긋하게 기다려 주어야 하는데도 와락 다그친다. 아이에게 '빨리하라'고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굶 뜨게 행동하지만 아이도 나름대로 생각을 가졌다. 아이가 사랑스럽다고 해서 원하는 걸 다 챙겨주어도 부모의 바람대로 자라지 않는다. 아이에게 조급증을 가질수록 애만 닳을 뿐이다.

 

아이는 부족한대로 만족을 채워간다. 그래서 자기가 원하는 바를 가지려면 기다려야 되고, 참아야 된다는 걸 안다. 세상을 진득하게 살려면 참는 덕목이 필요하다. 아이는 그렇게 자라야 한다.

 

그러나 좋은 부모는 먼저 아이의 행동에 관심을 갖고, 수시로 아이와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그런 헤아림 속에 아이는 참는 게 왜 필요한 지를 깨우친다.

 

아이는 인정받으면 하는 일이 조금 힘들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문제 사태에 직면하여 그것을 해결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입니다. 하여 좋은 부모는 아이가 끈기를 갖고 자기 문제를 해결하도록 격려해준다.

 

아이가 참을성이 부족한 원인은 딴 게 아니다. 바로 부모의 양육태도 때문이다. 예전과 달리 요즘 젊은 부모는 자녀를 많이 두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자녀에 대해 얼토당토않게 욕심을 가진다.

 

 

내 아이만이 최고다. 아이가 원하는 걸 다 챙겨주고도 모자라 좋아하는 일이면 따져볼 겨를도 없다. 단지 부족함을 모르는 아이로 키우려고만 애쓴다. 고슴도치는 가시에 찔러 피가 나면서도 제 새끼는 예쁘다고 품어 안는다.

 

날로 급변하는 세상이다. 눈만 뜨면 '빨리 빨리'만을 외쳐댄다. 해서 일의 결과만을 따지기에 바쁘다. 음식문화만 봐도 인스턴트식품이 주가 되었고, 패스트푸드로 바뀌었다. 느긋하게 조리과정을 기다리지 못한다. 기다림의 여유가 없어졌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는 참고, 기다리며, 남을 배려하는 인내심을 배울 수 없다. 아이에게는 '결과'보다는 그 '과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쳐야 한다.

 

간혹 음식점이나 공원에서 보면 아이가 떼를 쓴다. 그런데 정작 젊은 부모는 그것을 바로잡지 못하고 아이한테 서둘러 고슴도치가 된다. 이는 부모로서 올바른 처사가 아니다. 그 아이 결국에는 인내심이 부족한 아이로 자란다는 불 보듯 빤하다. 자라는 아이에게는 '내가 원하는바 무엇이든지 다 한다'는 만족감보다는 '참고 견디며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이 배우기가 먼저다. 그게 참다운 부모 사랑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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