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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엄마 말을 들어

박종국교육이야기/함께하는교육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8. 9. 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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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엄마 말을 들어

 

오늘 나와 께끼는 엄마와 함께 외출을 했답니다. 엄마가 새 옷을 사 준다고 하셔서 우리는 잔뜩 들떴어요.

시루야, 이 옷 입어 봐라,”

엄마는 나에게 티셔츠며 바지를 입어보라고 권하셨어요. 하지만 나는 그 옷들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뭐랄까, 너무 반듯한 모범생 같은 옷들이었죠. 내 눈을 끄는 옷은 다른 거였어요.

난 저 옷이 맘에 들어요.”

저건 너무 요란하잖니. 그리고 너한테 너무 크겠다.”

엄마, 저런 옷은 원래 크게 입는 거예요.”

나는 엄마를 졸라, 겨우 그 옷을 입어 보았어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썩 마음에 들었어요. 옷가게 주인아주머니도 잘 어울린다고 했어요. 하지만 엄마는 색이 안 어울린다는 둥 옷이 커서 키가 더 작아 보인다는 둥 괜한 트집을 잡았어요.

그리고는 자꾸 다른 옷을 입어 보라고 하시는 거예요. 마침내는 처음 엄마가 고른 옷을 입히셨죠. 내 패션 감각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어요.

이걸로 주세요. 그냥 입고 갈게요.”

엄마, 난 이 옷 싫어요. 그냥 저 옷 입을래요.”

여러 소리 마, 그냥 엄마 말 들어. 이 옷 아니면 안 사준다!”

결국 엄마 뜻대로, 맘에 안 드는 모범생 같은 옷을 사들고 나와야 했지요.

저 옷을 어떻게 입지?’

나는 옷장에 걸린 그 옷을 보며 한숨만 푹푹 내쉬었어요.

엄마는 매번 옷을 사준다고 우리를 데리고 가시지만, 늘 우리 뜻이랑은 상관없이 엄마 맘대로 결정해 버려요.

도대체 왜 우리 생각은 인정해 주시지 않는 건가요?

다음날 결국 엄마가 골라 준 새 옷을 입고 학교에 갔어요. 집에 나오기 전에 흘깃 거울을 보니 내 모습은 단정하다 못해 조금 모자라 보였어요.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이 천근만근이었지요.

나는 친구들이 놀릴까 봐 잔뜩 긴장한 채 교실로 들어갔어요.

, 안녕?”

시루, 안녕!”

, 그런데 아무도 마랑 새 옷에 관심을 갖지 않았어요. 다행이에요. 친구들은 신나게 본 만화 영화 얘기를 했어요.

, 주머니쥐 마법사가 도마뱀 소년이랑 싸울 때 굉장하지 않았니?”

나는 속으로 조금 안심했어요. 그런데…….

, 이거 봐라. 나 어제 체육복 새로 샀다.”

, 멋진걸!”

한 녀석이 새 체육복을 자랑하잖아요.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끼어들고 말았어요.

나도 어제 새 옷 샀는데……, 이거 봐!”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세요?"

 

출처 : 현소, <왜 어른들은 잔소리를 할까?> 어린른이,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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