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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으라는 닦달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8. 9. 7.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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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으라는 닦달

 

우리나라 평균 독서량은 얼마나 될까요? 놀라지 마세요. 성인 평균 독서량은 한 달에 한 권이 채 안 되고, 도서 구입비는 연간 만원이 안 된다고 합니다. 굳이 통계 자료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스스로 책을 읽지 않는 어른이 많습니다. 더욱이 신기한 일은 책을 읽지 않는 부모일수록 자기 자녀만큼은 책을 읽도록 강권합니다. 자신은 책을 읽지 않으면서 어떻게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이야기 할까요. 요즘같이 책보다 더 재밌는 게 많은 세상에 저도 아이들을 설득하는 게 어렵습니다.

 

어른도 마찬가지겠지만 아이도 책을 읽으려면 책과 만날 기회를 만들어야합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은 단순하게 흥미를 주는 책입니다. 아이가 부담 없이 책을 읽게 하려면 흥미 위주의 책을 골라 주어야합니다. 무거운 내용의 책은 아이의 마음만 답답하게 합니다. , 좋은 책만 읽히겠다는 욕심을 가질수록 그만큼 책과 멀어집니다. 책꽂이에서 잠을 자는 책은 좋은 책이 아닙니다. 아이의 마음을 살려내는 책은 언제나 아이들 손에 닿습니다.

 

그런데 애써 책을 읽히려고 해도 아이는 딴전입니다. 텔레비전을 보려고 하고, 컴퓨터 앞에 앉으려 고집합니다. 생각해보세요. 어른도 머리 아파가며 책을 읽기보다 그저 편안하게 텔레비전 보고, 컴퓨터 오락하는 게 더 즐겁지 않습니까. 아이의 마음도 그러합니다. 애써 뜯어 말리려고 목청을 높일 까닭이 없습니다. 지나치면 차라리 아니함만 못합니다. 책 읽으라고 닦달하면 아이들은 책을 읽고픈 마음을 닫아버립니다.

 

느긋하게 기다려 주어야합니다. 어른도 단 책 한 권의 책을 읽으려면 갖가지 일들과 맞서 이겨 내야하듯 아이도 물리쳐야 할 일이 많습니다. 부모의 바람대로 선뜻 따라하지 않는다고 해서 얼굴을 붉힐 일이 아닙니다. 먼저, 아이 스스로 읽어야할 책 목록을 뽑아보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아이가 어떤 책을 읽고 싶어 하는가를 파악하게 되고, 관심 영역을 캐어보는 힘이 길러집니다.

 

아이에게 좋은 책이란 세상에 편견이 없는 책입니다. 진보적인 가치관을 지닌 책이며, 어린이의 처지를 이해하는 책입니다. 엉뚱하고 기발한 생각을 일깨워주는 책이어야 하며, 글과 그림이 아름답게 쓰고 그려진 책입니다. 내용이 새로워야 하고, 성실하게 공들여 만들어진 책이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재밌고, 설득력을 가지고, 감화를 주는 내용, 일관된 주제가 담긴 책이 좋습니다. 새로운 시도나 신선하고 의욕적인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좋은 책은 책꽂이에서 바쁜 책입니다. 그보다 중요한 일은 아이에게 책 읽히려는 데 욕심을 갖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책을 읽고 반드시 독후감을 써야한다는 일련의 강요를 필요치 않습니다. 자유롭게 책만 읽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도록 하는 게 바람직한 책 읽기입니다.

 

단 한 권의 책을 읽는데 애착을 가져야 합니다. 개미는 작아도 탑을 쌓는다고 했습니다. 날마다 바른 마음 되게 깨우쳐 가는 삶이야말로 진리에서 즐거움을 발견하는 일이요, 참으로 좋은 인생을 꾸려 가는 길입니다. 하나의 옥돌이 다듬어져 훌륭한 그릇이 되기까지는 각고면려해야 합니다. 배우기 위해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던지기보다 더한 아름다움이 없습니다.

 

책은 그저 부담 없이 읽으면 충분합니다. 1080이란 말처럼 어렸을 때의 좋은 습관은 여든까지 이어집니다. 책을 읽기가 첨단과학정보화 시대에 자질구레한 일 같습니다. 그렇지만, 묵혀두면서 곰팡내 나는 책을 읽는 사람은 활자 냄새를 즐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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