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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제퍼슨

세상사는얘기/삶부추기는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8. 9. 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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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제퍼슨

 

존 애덤스가 대통령이었을 때 토마스 제퍼슨이 부통령이었던 미국. 그 당시에는 세상 어디에도 철도 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았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여행하기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니었다.
큰 도로와 매끄러운 고속도로가 뚫린 현재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만일 어떤 사람이 볼 일로 다른 도시로 가게 되면 이동수단은 오로지 걷지 않으면 말을 타고, 수레뿐이었다.
말을 탈 때도 평범한 옷을 입을 수밖에 없었고, 말안장에 커다란 가방을 매달지 않으면 안 되었다.

요즘의 좋은 자동차의 안락함에 의지해 여행하는 게 아니라, 진흙과 바람에 노출된 채 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래서 여행객의 몰골은 그야말로 물에 빠진 지저분한 생쥐 꼴이 되는 게 당연했다.

어느 날 발티모어의 한 모텔 안에서 사람들이 편안히 앉아 밖을 내다보았다.
지저분하기 그지없는, 말을 탄 사람이 모텔 쪽으로 다가왔다.
말에 앉은 사람은 그 어떤 여행객들보다도 더 지저분한 모습이었다.
말을 탄 그는 아주 천천히 들어섰다.
그와 말은 진흙과 먼지로 도배를 해 얼굴조차 알아볼 수 없었다.

저기 웬 가죽만 남은 바다거북 같은 늙은 농부가 오는군, 지금 막 개척지에서 땀을 흘리다 온 모습이야.”
한 사람이 말을 탄 사람을 비웃자 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
정말 고생을 많이 한 모습이야. 저런 사람을 받아줄 모텔은 이곳에 없을걸.”
맞아, 아마 천사들이 사는 곳이라면 모르지만.”
이윽고 여행객이 닦아왔다.
평범한 옷차림의 그는 갈색의 머리에 먼지를 뒤집어쓴 채 얼굴은
그야말로 진흙 세수를 한 모습이었다.
그 누가 봐도 그의 모습은 힘든 일을 마치고 돌아온 숲의 개간꾼 같아 보였다.

그가 자신을 비웃는 모텔 주인에게 방을 달라고 했다.
방 하나만 좀 주시겠소? 힘든 길을 와서 좀 쉬고 싶군요.”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진 일급 모텔임을 자랑하던 주인이었지만,
그도 당연히 꺼려할 수밖에 없었다.
주인은 지저분한 차림의 나그네에게 핑계를 댔다.
미안하지만 모텔에 방이 없습니다. 물론 방 하나는 남았지요. 바로 헛간입니다.”

그를 쫓아내고 싶은 주인은 그 말을 듣고 여행객이 돌아설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헛간도 좋다고 했다.
그러면 거기라도 주십시오. 일단 좀 쉬고 싶으니까요. 나를 찾는 사람이 물으면 모텔 헛간에서 잔다고 전해 주시오.
이 말을 마친 여행객은 말을 타고 헛간으로 갔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난 후 정장을 한 신사가 모텔 안으로 들어서며 말했다.
제퍼슨 씨를 만나러 왔소.”
그 말은 들은 주인은 침을 꼴깍 삼키며 몸을 일으켰다.
아니 선생님, 제퍼슨 씨라니요?”
제퍼슨 씨를 모르시오? 미합중국 부통령 말이오?“

알다마다요. 그분이 이곳으로 오신답니까? 하지만 우리 모텔엔 오지 않았습니다.”
아니요. 그분은 분명 여기서 기다린다고 하셨소. 잘 생각해 보시오.
시간상으로 지금쯤은 말을 타고 이곳에 충분히 도착하셨을 거요.
이미 한 시간 전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었단 말이오. 어서 안내하시오.”

아닙니다. 절대로 그런 분은 오시지 않았습니다. 그 분이 오셨다면
왜 제가 이곳에 이렇듯 한가하게 노닐겠습니까? 물론 그 시각에 한 사람이 모텔 안으로 들어오긴 했지요. 그러나 그 사람은 허드렛일을 하는 늙은 농부입니다. 진흙으로 모욕을 한 모습을 보니 아마도 숲 개간지에서 품삯을 받고 일하다 지나던 길이겠지요, 맹세코 그런 사람밖엔 없습니다.”
그분의 머리가 갈색이 아니오? 그리고 희색 말을 타셨고?”
, 그 농부는 키가 매우 큰데다가 그런 모습을 하긴 했지요.”
여보시오. 주인장, 그분이 바로 제퍼슨 부통령이오.”

그 말을 들은 주인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맙소사! 그 분이 바로 부통령이이라니요? 어서 모셔 오겠습니다.“
주인은 바로 옆에 섰던 종업원에게 어서 서둘러 모셔오라고 재촉했다.
특실에다 불을 지피고 최고급 음식을 준비해. 그러나 저러나 내가 무슨 얼굴로 그분을 뵌단 말인가!”

헛간으로 달려간 주인은 제퍼슨이 그곳에 없음을 알았다.
주인은 부리나케 모텔을 빠져나와 다른 모텔을 뒤지기 시작했다.
'분명 다른 모텔에서 그를 받아주었을 게다.'
잠시 후 주인은 다른 모텔 객실에 앉은 부통령을 찾았다.

주인은 제퍼슨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부통령님, 이렇듯 저의 실수에 용서를 구하며 다시 모시러왔습니다.
고귀하신 부통령님의 모습이 진흙과 먼지로 가려져서 도저히 알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비천한 농부로밖에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합니다. 지금 저희모텔로 가시게 된다면 세상 제일의 서비스를 받으실 겁니다. 모든 준비는 바쳤으니까요.”

제퍼슨은 주인을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아니오.”
죄송합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십시오.”

이보시오, 주인장, 농부들은 어떤 사람들보다 고귀한 사람들이오.
그곳에 농부들을 위한 방이 없다면 내가 쉴 방도 없는 거라오.
그러니 그 모텔엔 내가 쉴 곳이 없다는 얘기요, 어서 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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