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의 민낯
과거급제를 작심하고 외딴섬에 들어가 공부하던 선비가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뭍으로 가기 위해 탄 돛단배는 뱃사공과 그의 어린 아들이 함께 노를 저었다.
벌써 과거에 급제하여 금의환향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던 선비는 우쭐한 마음에 뱃사공에게 잘난 척 했다.
“이보게 사공, 자네는 논어를 아는가?”
“전어과 북어는 아는데 논어는 무슨 생선인지 모릅니다.”
“어허, 이런 무식한 사람을 봤나. 그러면 자네 자식은 천자문은 마쳤는가?”
“저희 같은 놈들은 천자문이 뭔지도 모릅니다.”
뱃사공 부자를 보며 혀를 끌끌 차는 선비에게 사공이 다시 배를 돌려 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자, 선비는 크게 노했다.
“과거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뭍으로 가야 하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
“아무래도 뭍에 도착하기 전에 폭풍을 만나겠습니다."
“논어도 모르는 자네가 뭘 안다고. 당장 배 돌리지 못하겠느냐!”
하지만 사공은 선비의 말을 무시하고 다시 섬으로 노를 힘껏 저어 돌아갔다.
그리고 섬에 도착하기도 전에 큰 폭풍이 몰아쳤으나, 작은 돛단배는 무사히 섬에 도착했다.
섬에 도착한 뱃사공은 단호한 표정으로 어린 아들에게 말했다.
“너는 이 아비의 말을 잘 들어라. 일단 노를 잡은 뱃사공은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그 누구의 지시를 받아서는 안 된다.”
그 말을 들은 선비는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처음부터 다시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교만함은 부족한 부분을 항상 눈에서 가리지만, 겸손은 그 부족한 부분을 새로 채우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
내가 아는 바와 가진 걸 자랑하려 하지 말고, 다른 이의 감춰진 걸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존중해야 한다.
우정 계율 (0) | 2019.02.26 |
---|---|
1초의 소중함 (0) | 2019.02.26 |
성공을 파는 가게 (0) | 2019.01.28 |
또바기한뼘일기-82 (0) | 2019.01.18 |
때로는 냉정해야 한다 (0) | 2018.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