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죄과
어느 날 두 여인이 노인에게 가르침을 받으러 왔다.
한 여인은 젊었을 때 남편을 바꾼 일에 대해 괴로워하면서 스스로를 용서받을 수 없는 큰 죄인으로 여겼다.
그러나 또 한 여인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도덕적으로 큰 죄를 짓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 만족했다.
노인은 앞의 여인에게는 큰 돌을, 뒤의 여인에게는 작은 돌을 여러 개 가져오라고 했다.
두 여인이 돌을 가져오자, 노인은 들고 왔던 돌을 다시 제자리에 두고 오라고 했다.
큰 돌을 들고 왔던 여인은 쉽게 제자리에 갖다놓았다. 그렇지만 여러 개의 작은 돌을 주워온 여인은 원래의 자리를 일일이 기억해낼 수가 없었다.
노인이 말했다.
"죄도 마찬가지니라. 크고 무거운 돌은 어디에서 가져왔는지 기억하기에 쉽게 제자리에 갖다 놓으나, 많은 작은 돌들은 원래의 자리를 잊었으므로 도로 갖다놓을 수가 없다.
큰 돌을 가져온 너는, 한때 네가 지은 죄를 기억하고, 양심의 가책을 겸허하게 견디어 왔다. 그러나 작은 돌을 가져온 너는, 네가 지은 작은 죄들을 하찮게 여겨 모두 잊고 살아왔다.
그러고는 뉘우침도 없이 죄의 나날을 보내는 게 버릇이 들었다.
너는 다른 사람의 죄를 이것저것 말하면서 자기가 더욱 죄에 깊이 빠졌다는 걸 모른다.
인생은 이런 거다."
- <행복한 사람의 속옷>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