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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목소리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9. 6. 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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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목소리


무료한 주말, 한 중학생이 장난 전화를 걸었습니다.
발신 번호 표시제한으로 아무에게나 전화를 걸었는데, 마침 중년의 여자분이 받았습니다.

아이는 별생각 없이 텔레비전에서 자주 들었던 대사를 흉내 내어 별 생각없이 얘기했습니다.

“엄마, 나야. 큰일 났어. 나 사고 쳤어. 나 경찰서 가야 해. 어떡하면 좋아?”

순간, 전화기를 통해서 당황스러워하는 숨소리와 다시 차분해지려고 노력하려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명석아! 너는 괜찮니? 다치지는 않았어?”

학생은 상대방 여자분이 속았다는 생각에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게 학생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도 여자분은 계속 학생에게 일상적인 말을 했습니다.

“밥은 먹었니? 어디 아픈 데는 없고? 요즘 많이 힘들지? 그래도 가끔 엄마한테 전화 좀 해. 보고 싶구나. 너는 엄마 보고 싶지 않니?”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느낀 학생은 그냥 전화를 끊으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전화기 너머로 다급하게 여자분이 학생에게 말했습니다.

“잠깐만, 명석아. 끊지 마. 명석이는 이미 하늘나라에 갔다는 걸 아는데, 전화 건 사람이 명석이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엄마한테 한마디만 더 해주면 안 되겠니? 제발 부탁이야”

장난 전화를 걸었던 학생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겨우 한마디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엄마. 사랑해요!” 


 자식을 먼저 보내야 했던 부모는 세상 무엇보다 슬프고, 아프고, 괴롭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사무치는 그리움은 너무나도 큰 고통입니다. 그 아픔을 잠시 위로받는다면 거짓말이라도 매달려 보고 싶습니다.

‘사랑해요.’

오늘 하루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하루일 수도, 누군가에게는 특별할 거 없는 일상일지라도, 주어진 내 시간에 마음껏 사랑하시고 위로해주시기 바랍니다.


문득 생각해 봅니다. 내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던가를. 내가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는다고 느꼈던 순간이었습니다.

 
글 일부 발췌 : 공병갑(끝단락 빌려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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