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는 바이올린
남편친구가 어느 날 우리 집에 놀러 왔는데,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남편과 시를 읊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며 즐거워 했다.
“악기도 할 줄 아세요?”
“악기요? 사실, 바이올린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울지 않는 바이올린이 되었지요”
왜 그만 두셨냐는 나의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이었다.
결혼 초 아내를 위해 바이올린을 연주하였는데, 아내는 그의 연주에 대한 말은 없고, 바이올린을 정말 잘하는 사람을 여러 명을 안다고 자랑했다고 했다.
그 후로 그는 20년 동안 단 한 번도 바이올린을 잡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는데?"
자기 아내의 한마디 말에 상처 받고 바이올린을 그만 두었다는 사연. 그래서 생각해 봅니다.
'나의 가족도 울지 않는 바이올린을 숨기고 살까?'
그리고 그의 집에서는 노래는커녕 말도 맘대로 할 수 없다고 했다.
아이들이 싫어하고, 아내는 시끄럽다고 했다. 정말 안타까웠다. 어찌하여 집에서는 아빠의 노래는 싫다고 하는지.
그뿐만이 아니다. 가족을 위해 애써 음식을 만들었는데, 고맙다는 걸 모르고, 짜다느니, 싱겁다느니, 영혼이 없다는 말 먼저 들으면 그냥 국자를 놓고 싶다. 가족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각별한 부추김이 아닐까.
남편이 쉬는 날, 조그만 의자를 만들었는데, 우리 가족은 그 의자를 귀하게 여기며 잘 사용한다.
가족이라면 이렇게 울지 않는 바이올린도 울게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