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길
100세 시대를 맞아 유엔이 전 세계 인류의 체질과 평균수명에 대한 측정결과를 토대로 연령을 미성년자(Minor, 0 세~17세), 청년(Youth,18세~65세), 중년(Middle, 66세~79세), 노년(Old, 80세~99세), 장수노인(Longlived elderly, 100세)으로 5단계로 구분했습니다.
유엔(UN)이 발표한 생애주기별 연령지표유엔에서는 80세를 노인이라고 규정했다지만, 이제 저도 눈까딱하면 예순입니다. 청년이고 중년에 편승되었으나, 한국적 정서에는 노년의 길을 걸어야 할 때입니다. 노년, 처음 가보는 길,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세상 일 무엇하나 처음 아닌 게 없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도 마음도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거울을 보면 앞머리가 하얗습니다. 얼굴 전체 잔주름이 자글자글합니다. 눈도 침침하고, 기억도 가물가물할 때가 많아집니다. 치아도 좋지 않아 딱딱한 음식에 젓가락 가지 않습니다. 소화력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몸이 늙어간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노년을 향한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 합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 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가슴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생깁니다. 어릴적 처음 가는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속삭였고, 젊어서 처음 가는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하여 두리번거려 봅니다.
지나쳤던 길보다 가야할 길이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 한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해 봅니다. 아쉬워도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 모습만은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천천히 걸어갑니다. 아름답게 걸어 가고 싶습니다.
생각이 젊고, 관계가 원만한 어른, 아는 게 많아도 강요하지 않는 어른, 성정이 탁하지 않고 맑은 어른, 그런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훈계가 먼저 나가지 않는어른, 마음 훈훈하고, 잘못에 너그러운 어른, 딱히 내세울 건 없지만, 그래도 닮고 싶다는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힘들겠지만, 그럴 때마다 나를 돌아볼 줄 아는 그런 어른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하면 미운털은 박히지 않는 어른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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