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언어
비빔밥이 언제 가장 먹음직스러운가? 갓 지은 밥에 제대로 갖추어진 거섶을 적당히 올려 골고루 비볐을 때다. 만약 그중 하나라도 적거나나 많다면 그 맛을 지켜내기 힘들다.
요즘 우리가 쓰는 말을 가만 살펴보면 비빔밥과 많이도 닮았다.
국적 불명의 외국어는 제쳐두고, 외래어, 유행어 등이 마치 비빔밥의 재료처럼 섞였다. 이들 말이 과연 우리 입맛에 딱 맞는가. 장담할 수 없지만 젊은 세대들은 즐겨 사용한다. 유독 한글날을 즈음해서 우리 말과 글을 사랑하라고 열을 올릴 뿐이다. 돌아서면 우리는 이런 비빔밥 언어에 곧 익숙해진다.
시대에 따라 언어도 변한다.
이제 순수 우리 말과 글을 강요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나 여러 언어가 섞인 말과 글은 적당해야 하고, 때와 장소를 가려 써야 하며, 혼을 잃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 말과 글의 아름다움이 영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