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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물

세상사는얘기/삶부추기는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0. 2. 2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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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물

 

한 어머니가 처음으로 유치원 학부모회의에 참석했다. 

상담 중에 대뜸 선생님이 말했다.

"어머님, 받아들이기 어려우시겠지만, 아드님이 다동증 증상을 보여요. 자리에 앉아서 채 3분도 견디지 못해요.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보시면 좋겠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들이 엄마에게 물었다.

"오늘 선생님이 엄마한테 무슨 얘기 했어?"

순간, 엄마는 콧등이 시큰해지며, 눈물이 솟구쳤다.

반 아이 가운데 유독 자기 아들만 선생님에 유별나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엄마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께서 너를 칭찬하시더구나. 단 1분도 자리에 앉지 못하던 아이가 지금은 3분 동안이나 견딘다고 말이야. 다른 애 엄마들도 모두 부러워 하더구나. 반 아이들 가운데 네가 가장 조숙하다고 "

그날 저녁, 아들은 평소와 다르게 엄마가 일일이 먹여주지 않아도 밥 두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그 아들이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학무모 회의에서 선생님이 엄마에게 말했다.

"이번 시험에서 아드님은 반 전체에서 꼴찌를 했습니다. 그래서 말씀인데요. 혹시 아드님의 지능 지수가 낮은 게 아닌가 의심되네요."

교실을 나서면서 어머니는 또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와 식탁에 마주 앉은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이 너를 무척 기특해 하더구나. 워낙 머리가 좋아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네 옆 단짝 정도는 이기겠다구나. 그 아인 이번에 21등을 했다면서?"

그 말에 아들의 눈에는 금세 정기가 감돌았다.

아들은 놀라울 정도로 침착하고 어른스러워졌으며, 이튿날엔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갔다.

아들이 커서 중학교에 입학했다.

학부모회의에 참석한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호명하기만 기다렸다.

그러나 회의가 다 끝나도록 아들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 하고 묻는 그녀에게 담임선생님이 말했다.

"지금 성적으로는 아드님의 고등학교 입학은 아무래도 벅차겠습니다."

하굣길에서 어머니가 아들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선생님께서 너한테 아주 많은 기대를 하시더구나. 네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고등학교에 진학하겠다고 말이다"

그 이듬해 아들은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3년 후 졸업을 앞두었는데, 하루는 학교에서 아들에게 왔다가라는 전화가 왔다.

그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자기 아들이 대학에 합격했다는 예감이 들었다.

얼마 후,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은 명문 K대학이니셜이 붙은 서류봉투를 어머니에게 건네주었다.

그러고는 자기 방으로 뛰어 들어가더니. 엉어 소리내어 울었다.

뒤쫒아간 어머니가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들, 이 기쁜 날 울긴 왜 우니?"

"엄마, 난 내가 머리 나쁜 애라는 걸 잘 알아요. 하지만 엄마가 나를 그토록 믿어주셨기에..."

아들의 말을 들으며 엄마는 지난 10여 년간 가슴속에 혼자 묻어두었던 눈물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희비가 엇갈린 눈물이 두 손에 받쳐든 합격통지서를 적셨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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