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를 깨트리는 힘은 단 한 번의 망치질 아니다
[새해에 바란다] 사람 사는 일
박종국 (jongkuk600)
우리가 교유하는 말과 행동은 반드시 되돌려 받습니다. 아무리 자기 생각이 옳다고 해도 영원한 게 없고, 다른 사람보다 낫다고 우겨도 언제나 나아보는 일은 없습니다. 우리 사는 세상은 자기 자신만의 안일을 꽤하기보다 다른 사람들과 사유하고, 대화하며, 행동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역지사지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 소금 절은 갈치 생선은 쉬 상한다. 그래서 소금에 절인다. 요즘은 시골장에서나 간에 절인 갈치, 그것도 짚으로 꾸러미를 묶었다.
어떤 삶이든 그에 걸맞은 향기가 나게 마련입니다. 남의 사생활에 대해서 함부로 참견하고 역정을 내어서는 안 됩니다. 다 자기 그릇은 남들 못지않게 부시려고 애를 씁니다. 그렇지만 한 번 쏟아낸 말과 행동은 언젠가는 스스로 삶의 궤적에 스며든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역지사지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남을 나쁘게 이야기하는 사람치고 정작 너그러운 사람은 없습니다. 삶은 부메랑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걸 불평만을 내뱉는 사람은 그 불평만한 그릇을 빚게 되고, 감사함을 연발하는 사람은 감사하는 만큼의 값어치를 지닌 그릇을 빚습니다. 감사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일인지 스스로 깨달아야 합니다. 함부로 남을 폄하해서는 안 됩니다.
일전에 강진 도예지에 견학을 갔습니다. 그곳에는 여러 종류의 도자기들이 전시되었습니다. 똑같은 색깔과 모양을 가진 도자기들이었으나, 눈대중으로 매기는 값어치는 다 달랐습니다. 그런데 마땅한 이유를 알았습니다. 똑같은 재료를 사용했지만 불에 달구어진 차이 때문이었습니다. 오랜 불기를 이겨낸 그릇만이 제 구실을 한다는 거지요.
사람 사는 이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쁨보다는 시련 속에 더 많은 아름다움이 숨겨졌습니다. 혹독한 겨울 추위에도 언 땅 속에 숨겨진 씨앗들은 파란 새싹의 꿈을 꿉니다. 그들은 서로 시샘하지 않습니다. 내세우고픈 의지가 다 다르기 때문이지요.
커다란 바위를 깨트리는 건 단 한 번의 망치질이 아닙니다. 수십 번 바위를 내리친다 해도 큰 바위는 꿈쩍도 하지 않을 뿐더러 조금도 금이 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망치질을 거듭하다 보면 마침내 바위는 둘로 쩍 갈라집니다. 그렇지만 오직 마지막의 망치질만이 바위를 둘로 갈라놓은 게 아닙니다. 무수한 내리침이 그런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커다란 바위를 깨트리는 건 단 한 번의 망치질이 아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은 단 하루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언제든 ‘새로운 하루’가 쌓여서 우리의 삶의 흔적이 남겨집니다. 그렇기에 때론 가던 길을 멈추고 내달아 왔던 그 길을 넉넉하게 바라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가끔은 조용히 나의 시간으로 돌아와 느긋한 모습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게 인생이라는 먼 길을 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일입니다.
밤(栗)은 때가 되면 익어서 저절로 밤송이가 벌어집니다. 편하게 해치우려는 성급함이 우리를 좀먹습니다. 주어진 하루에 충실한 모습들이 쌓여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훌륭한 결실로 맺어집니다. 욕심 부려서 이뤄낸 일 치고 칭찬받는 일은 없습니다. 모든 일에는 번듯한 결과보다 그 과정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그 결실이 아름답습니다.
한 여름 산과 들이 온통 푸름으로 가득 차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작은 나뭇잎 한 장, 아주 작은 풀잎 하나가 스스로 제 구실을 하기 때문입니다. 작은 잎사귀와 풀잎들이 자신의 모습대로 최선을 다해 뿜어내는 푸른 빛이 모여 온 산과 들을 푸르게 합니다. 세상사는 일은 이같이 조그만 일 하나로 시작됩니다.
모든 일에는 번듯한 결과보다 그 과정이 중요합니다
새해에는 자신이 존재해야 할 자리에서 나름대로의 향기를 뿜어내야겠습니다. 세상은 그런 사람들로 인해서 희망이 가득 찹니다. 변화는 낡은 집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집을 짓고, 마음을 열어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겁니다. 변화는 확고한 믿음과 최선을 다 하는 데서 찾아야 합니다. 변화에 ‘믿음’이란 온기를 채워야 합니다. 좋은 일을 나누면 반드시 멋진 부메랑 되어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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