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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의 '만종(晩鍾)'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1. 2. 3.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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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의 '만종(晩鍾)'

 

밀레의 '만종'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림입니다.
이 그림에 숨은 슬픈 이야기는 귀동냥으로 알는데, 앞으로 밀레의 '만종'을 보면 이러한 숨은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그 그림을 감상하면 좋겠다 싶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똑같이 그림을 보거나 음악을 들어도 그 배경과 숨은 이야기를 알고 감상하는 차이는 큽니다.

또한 '아는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즐긴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프랑스 화가하면 떠오른 사람은 밀레이고, 밀레하면 만종, 이삭줍기, 씨뿌리는 사람 등 명작이 바르비종( Barbizon) 마을에서 그려졌다고 합니다.

 

 

지평선이 보일정도로 커다란 농장을 배경으로 저 멀리에 짚단을 싣는 일꾼과, 말을 타고 이들을 부리는 지배인인 듯한 사람이 보이며, 이들 속에 속하지도 못하고 끼니를 위해 버려진 이삭이라도 주워야 하는 세 여인의 모습이 클로즈업되었습니다.
추수때의 풍요와 평화로움을 배경으로 가난한 이들의 삶의 고단함이 묻어납니다.

이 그림이 전시되자 보수적인 비평가로부터 이삭을 줍는 세 여인은 '누더기를 걸친 허수아비이며, 빈곤을 관장하는 세 여신'이라는 악평을 들어야 했습니다.
이에 밀레는 "나는 평생 들 밖에 보지 못했고, 그것을 솔직히 그렸을 뿐이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비평가의 악평은 가난한 화가 밀레에게 경제적인 어려움을 더욱 더 가중시켰습니다.
결국 물감 살 돈 조차도 없을 정도로 궁핍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아르투스 스테반스'라는 화상이 그림을 인수한다는 조건으로 밀레에게 1000프랑을 지원해줍니다.
이 1000프랑으로 탄생한 그림이 바로 '만종'입니다.

이 그림은 곧 '반 플라트'라는 사람에게 3000프랑에 팔렸고,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다가 미국의 '아메리카 미술협회'에 팔렸습니다.
당시 프랑스는 '만종'이 미국에 팔리는 걸 막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직접 나섰을 뿐 아니라 대대적인 모금활동까지 벌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부자나라 미국을 당할 수는 없었고, 이렇게 팔린 '만종'은 미국 각지를 순회하며 미국에 안착하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100여년전 당시 백화점 재벌이었던 '알프레드 쇼사르'라는 사람이 80만 프랑에 이 작품을 구입한 후 1906년에 루부르 박물관에 기증을 하여 밀레의 '만종'은 프랑스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 후 '만종'은 한번도 거래된 적이 없었으며, 지금은 그 값을 매긴다는게 불가능한 프랑스의 보물이 되었습니다.
1000프랑의 지원이 프랑스의 자존심이자 전 세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보물이 되었습니다.
또한 진정한 예술의 가치를 알아본 쇼사르가 없었다면 '만종'은 지금쯤 미국의 어느 미술관에 소장되었을 겁니다.

 

 

처음 밀레가 그린 '만종'은 지금 우리가 보는 그림과는 약간 달랐습니다.
기도하는 농부 부부의 발치에 놓인 감자 바구니가 원래는 부부의 사랑하는 아기의 시체를 담은 관으로 그려졌습니다.
이 아기는 긴 겨울동안의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죽은 아기가 하늘나라에서라도 평화롭게 지내기를 바라며 마지막으로 기도하는 농부 부부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 바로 '만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을 보게된 밀레의 친구가 그렇지 않아도 사회 고발적인 그림들 때문에 비평가로부터 혹평을 받는 밀레가 걱정이 되어 그림에 아기 시체를 넣지 말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밀레는 고심 끝에 아기 대신 감자를 그려넣어 출품하게 됩니다.
그 후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채 '만종'은 그저 농촌의 평화로움을 담는 그림으로 유명해졌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만 느꼈던 건 아니었습니다.
이 그림을 볼 때 마다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꼈던 그 소년의 이름은 '살바로르 달리(Salvador Dali)'였습니다.

그는 '만종'을 볼 때마다 감자 바구니가 마치 관처럼 느껴진다고 했으며, 후에 '만종'에 얽힌 비극적인 실화라는 책까지 출판하면서 감자 바구니가 실은 아기의 시체를 담은 관이라는 주장을 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그의 주장이 얼토당토 않다며 묵살합니다.
그러나, 최근 루부르 박물관측에서 '만종'에 대한 자외선 투사 검사를 시행하여 초벌 그림을 확인한 결과 감자 바구니가 있던 자리에 작은 관이 그려져진 걸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죽은 아기의 관이었습니다.
그의 투시력은 환각이 아니라 정확한 관찰에서 오는 능력이었습니다.
"현실 생활에는 서툴렀지만 그럴수록 더욱 더 삶에 대한 투시력을 갖게 되었다."
달리의 진실한 고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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