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 이것만은 바로 잡자
그들만의 리그
박종국(다원장르작가, 한국작가회의)
한때 ‘교육 마피아’가 회자(膾炙)되었다.
마피아’(Mafia)는 흔히 범죄단체 이름으로 착각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그냥 ‘기업형 범죄조직’을 통칭해 마피아라 한다. 관피아, 검피아, 철피아, 교피아, 건피아, 모피아, 해피아, 원피아 등 모두 부정적인 용어다. 언제든 비판의 대상이 될 만한 집단이면 마피아에 빗대 누군가 새로운 버전을 찾아낸다.
촛불 시민의 힘으로 탄생시킨 정부였지만, 대통령 임기를 채 1년 남겨둔 시점에서 보면, 수구세력이 짓밟은 헌정질서를 바로 잡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드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그만큼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하는 자들이 사회 구석구석에 건재하기 때문이다. 교직 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안타깝게도 권력의 수족 노릇을 합리화하는 관성에 익숙하다. 그들이 누굴까? 소위 교육 마피아들이다.
정부와 교육부는 ‘교육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교육 현장을 바로 세우려고 애썼다. 하지만 교직 사회는 양심적인 개혁파와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수구파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 중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이 싸움에서 반드시 전자가 승리해야 한다. 한데도 그 바람은 실현되지 않고 여전히 교육 마피아가 여전히 득세하는 형국이다.
전국 시도교육청 별로 볼 때, 다수의 교육청이 진보 교육감으로 자리를 바꿨다. 그만큼 교육혁신을 기대하는 바람도 컸다. 그런데 그 결과는 어떤가? 비약하는 얘기 같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교육개혁의 내용이 너무나 부실하다.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온통 썩어서 악취가 풍긴다. 나쁜 교육을 일소하고, 좋은 교육을 이끌어야 함에도 어디에도 교육혁신의 알맹이는 크지 않다.
이는 무엇보다도 제 사람 심기에 급급했던 결과이다. 너무나 눈에 빤하게 드러난다. 도 교육청은 물론, 시군교육 지원청 교육장과 장학사들 면면을 보면 그저 아연실색할 지경이다. 이는 비단 어느 한 시도교육청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오죽하면 구관이 명관이다는 말이 떠다닐까?
일례로, 그들은 교육공무원 승진 절차마저 깡그리 무시하는 전횡을 일삼는다. 교사로 교감에 승진하려면 최소한 20년의 경력과 일정 승진 점수를 갖추어야 한다. 그러자면 치열한 승진 사다리를 올라야 한다. 백 명에 한둘 정도 승진하게 되는데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사투를 감내해야 한다.
그런데도 장학사나 연구사가 되면 그런 전철을 밟을 필요가 없다. 그들은 이미 선택된 존자(尊者)들이기에 축복받은 꽃길을 따라 자도 승진하게 된다. 이는 실로 엄청난 시혜(施惠)이다. 단지 장학사나 연구사란 직함만으로 그들은 그 험난한 승진 굴레에서 벗어나 꽃길을 걷는다. 또한 그들은 승진 발령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특례를 받는다. 가히 교육 마피아 집단이다.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는 말은 언제나 유효한 진리다. 필자는 지난 38년 동안 오직 한 우물을 파면서 교단을 지켰다. 그리고 25년을 한결같이 참교육, 교육 민주화를 외쳤다. 한데 지금 우리 교육은 어떤가? 미안한 얘기지만, 80년대나 90년대보다 별반 나아진 게 없다. 오히려 경직되고, 온갖 교육 비리로 점철된 역사였다. 이 같은 일련의 교육 비리는 교육 정상화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요한 일은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혁신해야 함에도 어정쩡한 후속 조치로 봉합하기에 급급했다. 언제까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수수방관할 건가?
전국 시도교육청, 특히 진보 교육감이 자신을 갖고 추진하였던 행복학교와 교장공모제의 결과는 어떤가? 왜 행복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왜 교장공모제는 그 근본 취지에 걸맞지 않게 단지 교장 임기를 연장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는가? 왜 장학사(장학관), 연구사(연구관)는 일반 교장, 교감보다 승진에서 우선하는가? 그들이 교육을 혁신하고, 참교육을 실현하는 데 얼마나 이바지했는가? 눈 가리고 아웅이다. 무한한 특례가 아닌가?
그러고도 교육개혁을 한다고 나발을 불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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