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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작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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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8. 3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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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작은 아름답다

 

박 종 국



청춘남여가 알게모르게 일궈가는 사랑은 아름답다. 마치 봄의 대지를 환하게 채우는 꽃 같다. 그들에겐 그 어떤 궂김도 없다. 첫사랑은 그저 가슴 설렌다. 그래서 첫 직장에 출근하는 신입사원의 발걸음은 힘차다. 오르막길을 한참 걸어도 지치지 않는다. 가뿐하다. 첫시작은 그 자체가 풋풋하다.

어제 개학했다. 방학내내 코로나19로 긴장하고 지냈을 테지만, 이제 학교는 아이들 건강한 웃음으로 시작한다. 이렇듯 모든 시작은 아름답다. 한달여 헤어졌다가 아이를 다시 만났다. 사뭇 설레고 들뜬다. 새롭다. 가마솥불볕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달았을 아이들, 가무잡잡하게 그을린 얼굴이 건강하다. 늦장마로 세찬 비가 내렸다. 그치만 우산을 받혀들고 종종걸음으로 다가서는 아이의 발걸음은 힘차다.

해서 한동안 풀죽어지냈던 교정도 활기차게 깨어난다. 이에 질세라 너른 운동장을 덩그랗게 지키고 섰던 느티나무도 비 속에서 이파리를 살래살래 흔들며 손짓한다. 저들도 아이들이 무지 반갑다는 투다.

2학기 시작을 바투게 할 계획이다. 다행히 개학과 때를 맞춰 소나기 세례가 폭염탄식을 몰아가 바람결 시원해졌다. 아직도 매미는 가는 계절을 놓지 못해 저처럼 울어대는데, 한 잎 두 잎 이른 낙엽이 포로롱 난다. 화단에 검보랏빛으로 익은 블루베리, 따 먹지 않으니 까맣게 말랐다. 그 틈에 도톰하게 잘 익은 석류 입술을 짝 벌렸다. 실습지 고추며 가지, 방울토마토 튼튼한 결과를 앞뒀다. 참 야무진 시작이다.

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재발생하여 걱정이다. 학교도 학생이 확진되어 추이가 만만치 않다. 지역보건소에서 민활하게 대처중이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추가확진자가 생기지 않아 한숨 놓는다. 밀촉접촉자 세 명 모두 음성으로 판정되었지만, 학교자체로도 관심을 곤두세우고 예방에 최선을 다한다.

팔월을 야무지게 마무리 짓는다. 그만큼 찬연한 구월이 기대된다. 방과후학교와 돌봄학교 참가 아이가 인사를 하고 갔다. 방학내내 함께 학교를 지킨 믿음꾼이다. 그렇게 구월은 의좋게 맞을 일이다. 비에 씻긴 느티나무 이파리 생기를 더해 한층더 푸르다.

|박종국에세이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