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fast food)
박 종 국
요즘 전 세계적인 흐름인 먹거리 운동 하나가 ‘빨리빨리’보다 ‘천천히’다. 수삼분만에 조리해 먹는 ‘패스트푸드(fast food)’보다 다소 시간은 더뎌도 직접 요리해서 먹는 ‘슬로우 푸드’가 건강 지킴이로 자리잡았다.
세상은 여전히 초고속 인터넷에다 초고속 열차, 초고속 다이어트까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한다. 마치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나만 뒤쳐진다’는 강박관념에 휩사여 빨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무슨 일이든 ‘빨리’한다고 해서 ‘한꺼번’에 되지 않는다. 그렇게 덤벼들수록 그만큼 스트레스가 쌓이게 마련이다. 통계수치 상으로 보아 중병에 걸리는 사람은 너무나 ‘착한 성격’의 소유자며, ‘완벽주의자’이고, ‘조급증을 가진 사람’이다.
아무 말없이 없이 모든 걸 한꺼번에 다 하려고 아득대며 서두르다 보니 속으로만 스트레스가 쌓여서 면역력이 떨어진다. 그런 사람은 애석하게도 ‘빨리빨리 바이러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걸 알지 못한다.
일례로 햄버거는 ‘빨리빨리’를 대명사로 하여 태어난 먹을거리다. 그래서 누구나 시간에 쫓기면 ‘빨리’ 햄버거 하나, 감자튀김 하나, 콜라 한 잔으로 한 끼를 때운다. 햄버거 한 개 정도는 한 끼 식사로 괜찮다고 생각하는 게 보편적이다.
패스트푸드는 간편하고 빨리빨리 먹어서 좋다. 하지만, 햄버거 하나는 보통 700-800kcal, 큰 감자튀김 하나는 500-600kcal다. 게다가 덤으로 먹는 콜라는 한 잔에 150kcal 정도다(물론 다이어트 콜라나 제로 콜라는 문제시 될 게 없지만). 따라서 단숨에 1,350kcal를 먹게 되어 거의 두 끼 식사량을 한꺼번에 먹는 셈이다. 후다닥 챙겨먹는 빨리빨리의 결과가 놀랍다.
그런데 주로 삶고, 데치고, 볶고, 무쳐야하는 우리나라 전통 한식은 칼로리가 낮다. 뿐만 아니라 당지수도 낮아서 흡수가 더디기 때문에 비만 예방과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우리나라 음식도 짠 음식이 많기 때문에 조리할 때 소금이나 간장을 덜 넣어야 한다. 대신에 후추나 고추 등 향신료로 맛을 내면 칼로리 소모도 더 시키는 훌륭한 먹을거리다.
이렇듯 무한정 ‘빨리빨리’만을 외쳐대면 과도한 스트레스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 결과 우리의 몸은 호르몬의 균형을 잃게 된다. 이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가벼운 감기부터 중병에 걸린다.
비견한 예로 단식이나 원 푸드를 이용한 ‘빨리하는 다이어트’는 겉으로 빨라 보인다. 그렇지만, 그 결과는 폭식증과 거식증뿐만 아니라, 심지어 이식증까지 일으키고, 종국에는 영양 불균형으로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비만과 변비, 불안신경증, 우울증,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킨다.
패스트푸드로 인한 비만은 운동이나 식이요법, 생활습관 교정 등으로 해결하는 게 제대로 체중을 줄이는 비결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건강하게 체중을 유지하고 줄이는 일거양득의 비결은 없는 걸까?
|박종국에세이칼럼
* 슬로 푸드(slow food, 완성음식)는 패스트 푸드(fast food)에 대립하는 개념으로, 지역의 전통적인 식생활 문화나 식재료를 다시 검토하는 운동 또는 그 식품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자연의 시간에 따라 성장한 제철 유기농식품으로 화학적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정성스럽게 만들어 그 음식에 대해 생각하고 음미하며 건강하게 먹고 마시는 전반적인 식습관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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